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7일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과 지난 11일 국가안보실 공유폴더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문서와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와 파일을 보면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30분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세월호 사고 관련 최초 상황 보고를 한 것을 시작으로 당일 오후 4시 27분까지 모두 4개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6개월 뒤인 2014년 10월 23일, 위기관리센터는 세월호 관련 최초 상황 보고서를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수정한다.
이에 대해 임종석 실장은 "보고 시점과 대통령의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라며 "당시 1분 1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생각이 많은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사고 직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시점(4월 16일 오후 5시 15분) 직전인 2014년 4월 16일 오후 4시 27분, 위기관리센터가 작성했던 4번째 상황 보고서는 송두리째 사라졌다.
물론 이날 발견돼 공개된 문서와 파일 내용만으로 박 전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 직전 4차 상황보고서가 작성된 것은 확실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 전 이 보고서를 보고받았다고 확언할 순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다면, 사고 발생 이후 7시간이 지난 뒤 작성돼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을 4차 상황보고서가 작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이 보고서를 읽어봤다면 중대본에서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드냐"는 질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당시 직무유기 상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이 보고서를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에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나 지시를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검은 사고 당일 오후 2시 35분, 이영선 전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담당한 정송주 원장에게 "출발하시면 전화 부탁드립니다. 많이 급하십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