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져도 내일이 있다" 롯데 손아섭의 이유있는 포효

롯데 손아섭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8-9회에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는데 오히려 살아나더라"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은 지난 11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이 4-12로 크게 뒤진 8회초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점수차를 6점으로 좁혔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어려워보였다.

그런데 손아섭은 3루를 돌 때 롯데의 3루 덕아웃을 바라보며 마치 결승홈런이라도 친 것처럼 포효했다.

패색이 짙어가는 흐름에서 덕아웃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게 조원우 롯데 감독의 설명이다.

조원우 감독은 12일 오후 마산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손아섭이 홈런을 치고 그렇고 오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쳐도 그렇게 하는 선수가 아닌데, 아마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3차전에서 6-13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기록해 탈락 위기에 놓였다. 5회말 5실점, 6회말 2실점을 각각 기록하면서 스코어가 4-12로 벌어졌을 때 롯데의 승리 가능성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은 팀 분위기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원우 감독은 "5위에서 4위로, 4위에서 3위로, 계속 그런 경기를 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8-9회에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는데 오히려 살아났다. 계속 그런 분위기로 해왔으니까. 고참들이 자기 역할을 잘하더라. 손승락도 자기가 안 던지는 상황에서 덕아웃 분위기를 많이 띄웠다"고 말했다.

롯데는 전반기까지 7위에 머물렀으나 후반기 놀라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원우 감독은 "졌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정규리그 후반부터) 오늘 지면 내일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 외야수 김문호는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

김문호는 3차전 수비 때 홈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경기가 끝나고 부산으로 이동해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옆구리 내복사근 미세 파열 진단이 나왔다. 치료까지 3주가 소요된다. 재활 일정을 더하면 복귀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조원우 감독은 "선수가 경기 도중에 몸이 안 좋다고 했을 정도면 정말 안 좋은 것"이라며 "쉽게 붙는 부위가 아니라서 이번 시즌은 끝났다고 봐야할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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