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혁은 1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와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교체 투입돼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천금의 2점 홈런을 포함해 멀티홈런과 안정된 수비를 선보여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초 이날 선발 3루수는 박석민이었다. 2015시즌 뒤 NC가 4년 최대 96억 원에 모셔온 우타 거포. 올해 부상 속에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박석민은 타율 3할7리 32홈런 104타점으로 팀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박석민은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 한국시리즈(KS) 4연패와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룬 삼성 왕조의 한 축이었다. 통산 포스트시즌(PS) 59경기 타율 2할5푼7리 7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박석민은 이번 시리즈에서 좋지 못했다. 9일 2차전에서 2회 범한 실책은 이날의 결승점으로 연결돼 NC는 0-1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1, 2차전 타율도 2할(5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특히 이날 수비 실수를 연발했다. 1회 롯데 1번 전준우의 평범한 뜬공을 놓친 것은 타구가 조명 불빛과 겹친 내야 안타였다고 쳐도 2회 실책은 뼈아팠다. 3-0으로 앞선 2사 1, 2루에서 박석민은 문규현의 땅볼을 놓치면서 만루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다.
만약 제대로 처리했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흔들린 NC 선발 제프 맨쉽은 이후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2실점했다. 박석민의 실책에 의한 비자책점. 결국 김경문 NC 감독은 3회 수비에서 박석민을 빼고 노진혁을 투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진혁은 5-4로 쫓긴 5회말 대거 5점 대량득점에 힘을 보탰다. 나성범의 2점 홈런으로 7-4로 달아난 2사에서 노진혁은 상대 바뀐 투수 김원중으로부터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후속 안타와 볼넷으로 3루까지 간 노진혁은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노장 이호준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은 NC는 10-4까지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나성범의 홈런 이후 자칫 끊길 뻔했던 공격의 물꼬를 튼 노진혁이었다. 노진혁은 6회도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다.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1점 홈런까지 더해 4안타 2홈런 3타점 4득점의 맹활약.
결국 NC는 13-6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 PO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3선승제의 준PO에서 2승을 선점한 팀은 10번 중 8번 PO에 진출했다. 1승1패에서 2승째를 거둔 팀은 4번 모두 PO에 나섰다. 두 팀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롯데는 박세웅, NC는 최금강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지난 2012년 입단한 노진혁은 2015시즌을 마친 뒤 입대해 지난달 20일 상무에서 제대했다. 통산 성적은 올해 4경기를 포함해 212경기 타율 2할9리 4홈런 31타점. 기록은 신통치 않았지만 NC는 노진혁을 곧바로 1군에 등록하고 PS 명단에 넣어 가치를 인정했다.
그리고 노진혁은 중요한 경기에서 구단의 기대를 훌륭하게 충족시켰다. 노진혁의 연봉은 4300만 원. 그러나 이날만큼은 96억 원 박석민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경기 MVP에도 올라 기쁨이 더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탄생한 NC의 신데렐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