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8인방’이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이 삼지연을 현지 지도할 당시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을 이들과 논의·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면 이 때보다 1년 전인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운구차에 손을 얹고 걸었던 운구차 7인방은 모두 처형되거나 은퇴해, 북한 권력 엘리트들의 부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북한체제연구실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지연 8인방이 김정은 시대의 주축이 될 거라는 예상이 있었다”면서 “따져보니 이번 노동당 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8인방이 핵심주축 그룹으로 형성된 것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막강하고, 마원춘은 국방위 설계국장이자 중앙위 후보위원, 김원홍은 친정인 총정치국 부국장, 한광상 전 재정경리부장은 인민무력부 후방사업 담당, 박태성은 당 부위원장, 김병호와 홍영칠은 당 중앙위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홍은 한때 혁명화 교육을 갔다가 복귀해서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한광상은 재정경제부장을 하다가 한때 숙청설이 돌기는 했지만, 지난 9월 30일 김정은의 현지지도 때 육군중장 타이틀을 달고 수행한 것으로 봐서 인민군에서 경제관련 쪽으로 종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지연 8인방 중 온건파로 분류된 김양건만이 지난 2015년 12월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뿐이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 현지지도에 나서면서 이들 8인을 찍어서 참석을 지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 김정은은 삼지연 방문 직후인 12월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하기에 이른다.
이에 반해 지난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운구차에 손을 얹고 호위했던 8명 중 김정은을 제외한 7명은 현재 모두 처형되거나 은퇴했다.
이른바 ‘운구차 7인방’은 장성택, 김기남, 최태복, 이영호,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등이다.
이들은 장성택 처형 이후 한 명씩 사라지다, 마지막까지 살아 남았던 김기남 당중앙위 부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이번 전원회의 인사에서 은퇴한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삼지연 8인방이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고는 하나, 언제 운구차 7인방의 신세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전망이 많다.
김정일 시대에만 해도 이른바 ‘광폭정치’에 따라 당 간부들이 과오를 범해도 ‘용서’를 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세대교체와 맞물려 과감한 숙청과 처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