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영학, 딸 친구 실종 당일 아닌 다음날 살해"

실종신고 이후 12시간 가량 더 생존, 경찰 초기대응에 문제 없었나?

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목 졸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35)이 진술을 번복하면서 경찰이 범행 시간을 수정하는 등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 씨의 범행 시각이 당초 알려진 지난달 30일이 아니라 지난 1일 오전 11시 53분 이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이 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인 A(14) 양을 서울 중랑구의 집으로 유인한 뒤 살해하고 다음날 시신을 강원 영월군의 야산에 유기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 씨의 바뀐 진술을 토대로 딸 A양 살해 시점이 30일이 아니라 다음날인 이달 1일 딸이 친구들을 만나러 집을 나간 뒤인 오전 11시 53분 이후라고 수정했다. A 양이 이 씨의 집에 도착한 다음날까지 A 양이 살아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A 양의 부모가 실종 당일인 30일 밤 11시쯤 실종 신고를 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실종자 초기 수색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이 씨와 딸의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벌이다보니 정확한 범행 시간과 동기 등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경찰은 A 양이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상태에서 목을 졸린 것인지 등 구체적인 범행에 대해서는 진술을 조금 더 듣고 종합해 결론을 내겠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 씨가 A양의 목을 조르는 등 범행에 사용한 뒤 유기했다고 주장하는 물품들을 수색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 씨의 휴대전화 계정에서 다수의 성관계 영상물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클라우드 계정에 성관계 영상들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28일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의 성도착증 행위 등에 대해 "어느 정도 나오긴 했다"면서도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달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 최모(32) 씨에 대한 이 씨의 성적 학대 및 성매매 등 의혹에 대해서는 '별건'이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 아내의 자살과 살해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며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씨가 지적정신장애 2급으로, 구청으로부터 복지카드를 발급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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