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스타인은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유명 제작자로 '펄프 픽션', '굿 윌 헌팅', '잉글리시 페이션트', '시카고', '킹스 스피치' 등 높은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영화들을 기획한 마이다스의 손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그가 여배우들과 여직원들에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음란 행위를 보여주거나 마사지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가 폭로되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웨인스타인은 지금까지 최소 8명의 피해 여성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평소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여성 단체에 활발한 기부를 해왔으며 성폭행 피해자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까지 영화로 제작해왔기에 이 같은 이중적인 모습은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만큼 웨인스타인은 메릴 스트립, 케이트 윈슬렛 등 거물급 여성 배우들과도 깊은 친분을 이어왔다. 이들은 실제로 웨인스타인이 제작한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후 즉각 그를 비판하고 이 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의 용기를 북돋았다.
메릴 스트립은 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웨인스타인의 수치스러운 뉴스는 그와 작업했던 사람들, 그가 지지했던 선의와 가치있는 대의명분을 함께 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이런 학대를 폭로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은 용감한 여성들이야 말로 영웅"이라며 "나와 함께 일할 때 그는 맹렬하게 일했고, 점잖고, 프로페셔널했는데 탐사보도 기자들이 이런 사실을 수십년간 몰랐던 게 놀랍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케이트 윈슬렛 또한 "비난받아 마땅할 역겨운 행동을 저질렀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웨인스타인의 비행에 대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용감하다. 그가 재능있지만 약한 어린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은 어떤 직업군에서도 받아들여져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남성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다. 메릴 스트립과 함께 할리우드 대표 페미니스트 배우로 꼽히는 마크 러팔로와 '킹스 스피치'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콜린 퍼스는 웨인스타인의 행각을 비판하고 나섰다.
콜린 퍼스는 "내가 그의 지지를 받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메스꺼웠다. 여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이것이 다른 곳에서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마크 러팔로는 "웨인스타인이 벌인 행동은 명백한 성추행이고 권력 남용이자 끔찍한 학대"라며 "내가 지금 이런 학대의 종말을 위한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웨인스타인은 현재 미라맥스를 매각하고 자신이 설립한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 당한 상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역시 비난 성명을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과 나는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최근 보도에 역겨움을 느낀다. 그러한 방식으로 여성을 비판하고 타락시키는 모든 사람은 부와 지위에 관계없이 비난 받아야한다"면서 "우리는 이 고통스런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온 여성들의 용기를 축하한다. 모든 소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소년들에게 예의와 존경심을 가르치는 문화를 만들어 이러한 행동이 미래에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뉴욕타임스 보도 3일 만에 자신이 설립한 더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됐으며 그의 아내도 이혼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서도 해당 혐의를 최초 보도한 뉴욕타임스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