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전투긴요 수리부속 현황'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우리 군이 확보해야 하는 전투긴요 수리부속 목표량은 총 65만 3천점(2천4백51품목)에 달한다.
자산 가치로 보면 1조 4천4백억원이 넘는 물량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 군이 비축하고 있는 양은 51만 2천점으로 78.4%의 비축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투긴요 수리부속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육군의 경우에는 총 59만점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재 비축하고 있는 전투긴요 수리부속은 76.1%에 불과한 45만점에 그쳤다.
각 군별로 미확보된 전투긴요 수리부속을 살펴보면 육군의 경우에는 K1 전차에 사용되는 레이저 거리측정기, 조준경 하부조립체 등이 있으며, 해군의 경우에는 이지스 전투체계에 사용되는 증폭기, 한국형 구축함(DDH-Ⅱ)에 장착되는 지휘통제장비 회로카드, 열상 카메라, 공군에서는 FA-50과 KF-16에 부착되는 레이더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예산요구 대비 절반수준(연평균 101억원)만 반영돼 고단가 품목을 구매하지 못해 확보율이 낮다"며 "2025년까지 100% 확보를 목표로 임무 긴요도를 고려한 우선순위를 설정해 확보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반도의 전시상황에 대비한 전투긴요 수리부속의 비축률은 저조한데 반해, 일반 수리부속품의 경우에는 군의 수요 예측 미흡으로 불필요한 고가의 수리부속품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의 '군 수리부속 재고 및 수요 미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일반 수리부속 전체 재고 수량 중 2천6백90억 원 어치의 수리부속 177만여점(전체 대비 2.5%)은 지난 10년간 각 군에서 수요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아 창고에 방치된 채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치돼 있는 일반 재고 수리부속 중 '자산 가치 상위 20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투긴요 수리부속 비축율이 높았던 해군과 공군에서 고가의 수리부속을 방치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상위 20개 품목 중 해군(해병대 포함)의 경우에는 소해함용 음탐기 및 중어뢰 부속품 등 가장 많은 12개 품목에서 91억6천여만 원 어치의 수리부속을 방치하고 있었고, 공군은 7개 품목에서 11억2천여만 원, 육군은 1개 품목에서 7억8천여만 원 어치의 부속품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용 의원은 "개전 초기 전투긴요 수리부속의 부족은 우리 군의 작전임무 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해 안보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각 군에서는 보다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해 더 이상의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수리부속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