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10. 11 [단독]"정대협 실체 알려라"…朴정부, 위안부 관련 여론공작 등)
윤미향 상임대표는 활동가들의 사생활이 공개되고, 보수단체들이 사무실로 들이닥쳤던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누가 될까 정대협 활동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 제1304차 수요시위 "탄압에 굴하지 않을 것"
연단에 오른 윤 상임대표는 작심한 듯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 냈다.
윤 상임대표는 "지난 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고,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해온 우리 단체를 박근혜 정부가 공격하고 박해하는 활동을 지시해왔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대협 활동가들의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하고, 서울역과 광화문 사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포됐다"며 "인권 활동가들을 탄압하는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정부 주도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이병기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눈물 보인 윤 대표
그는 "되돌아보면 그 문건이 작성된 회의로부터 시작해 한달 두달 사이 음해와 공작 활동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며 "당시는 악몽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27년 동안 제 배후에는 할머니들 목소리 뿐인데, 청와대 비서실장 주관 하에 내란음모세력이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공작을 벌인 것"이라며 "몸 담아온 활동가들의 상처와 고통은 누가 보상할 수 있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노린 것이 우리의 목소리를 차단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시민들 400여명이 함께했다. 김복동 할머니도 자리를 함께해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집회에 함께한 경기 시흥시의 장곡중학교 2학년 박선우(15) 군은 정부의 여론공작 정황에 대해 "정부가 주도해서 해결하려해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정대협을 탄압해왔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오른다"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인 지난해 1월 작성된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문건은 위안부 합의에 반발한 단체들을 반정부세력이나 배후세력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면서 이들을 견제하는 방안을 당시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이 직접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정대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비판 세력 소거 작전'이라는 제목이 어울릴만한 문건"이라며 "여론몰이와 추악한 정치 공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저버리고 시민사회에 재갈을 물린 박근혜 정권의 과오와 적폐가 드러났다"고 강력 규탄했다.
정대협은 당시 위안부 합의에 반발하는 활동을 개시한 이후 "엄마부대봉사단과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우익 단체들이 사무실로 들이닥쳐 활동을 방해하고, 음해로 채워진 선전물이 서울역 등지에 배포됐으며, 정대협을 공격하는 기사들이 포털을 장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일에 합리적인 의심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건 작성 시기의 책임자인 이병기,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고, 민형사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