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존심', '육체의 시인'이라 불리는 현대무용가 러셀 말리펀트가 내한했다. 그는 9일부터 시작한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7, 시댄스 2017)의 개막무대로 관객을 만난다.
10년 만에 시댄스를 다시 찾은 리세 말리펀트가 개막 무대로 올리는 '숨기다 | 드러내다'는 자신의 무용단인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의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특별 구성했던 작품이다.
2015년 당시 발레를 기본으로 카포에이라, 태극권, 롤핑 요법 등을 가미하면서, '춤과 조명과 음악의 빛나는 삼중주'로 찬사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러셀 말리펀트는 10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예술적 동반자인 '빛의 안무가' 마이클 헐스의 조명과 협력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하면서, "조명을 활용해 '숨기고, 드러내'는 모습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클 헐스에 대해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진 조명 디자이너"라면서 "그와 나는 약 25년간 함께 일해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조명과 안무의 협업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Two x Three'는 아내인 다나 푸라스를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아내가 로얄 발레단 무용수로 있을 때 구상"해, 우아하고 매력적인 무용수의 움직임과 화려한 조명을 통해 무대의 한계에 저항하는 모습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both, and'도 역시 다나 푸라스를 위한 솔로로, '느림'을 '서두르지 않음'으로 재정의하며 조명과 그림자를 통해 자신의 다이내믹(역동성)을 공간 속에 복제한다.
'Piece No. 43'은 데뷔 20주년을 위해 만든 신작으로, 러셀 말리펀트의 작품 속에 존재하는 조각적 특성을 보다 깊이 파헤친다.
'One Part Ⅱ'는 바하의 '사라방드'에 맞춰 추는 러셀 말리펀트의 솔로작으로, 그가 직접 무대에 오릅니다. 춤과 조명의 마스터 듀오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국문화원이 주최하는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UK/Korea 2017–18, 한국 내 영국의 해)의 공식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한편, 9일 개막한 시댄스는 29일 21일 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CKL 스테이지, 디큐브시티 프라자광장에서 열린다.
축제에는 영국, 스페인, 이스라엘, 체코, 스위스, 포르투갈, 뉴질랜드 등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아시아, 오세아니아 19개국 45개 단체가 참여한 40여 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시댄스는 댄스 프리미엄, 댄스 모자이크, 댄스 플랫폼이라는 3가지 섹션으로 축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댄스 프리미엄은 최고 수준의 명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외 무용단의 ‘믿고 볼 수 있는’ 명품을, 댄스 모자이크는 여러 국가에서 온 신진 및 중견 안무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적 독창성과 실험성, 세계 무용의 흐름과 다양성을, 댄스 플랫폼은 한국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섹션"이라고 설명했다.
폐막 공연은 스페인 특집으로 발렌시아 출신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가 창단한 라 베로날의 죽은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