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에서 두 팀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롯데가 득점이나 수비 등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뒤 크게 세리머니를 하며 잔치 분위기를 만든다면 NC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일단 기선을 제압한 것은 NC였다. 8일 1차전에서 NC는 연장 끝에 9-2 승리를 거두고 사직 원정에서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롯데는 9일 2차전에서 1-0으로 반격하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동료들의 호수비에 격하게 반응하며 고함을 질렀다. 경기 후 롯데 내야진은 예의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런 점은 선수들도 느끼고 있다. 10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NC 외야수 김성욱은 "롯데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크게 하던데 우리는 (그런 상황이 나와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롯데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침체를 겪어오다 실로 오랜만에 포스트시즌(PS)에 나선 것이다. 모처럼의 가을야구에 잔칫집 분위기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는 전반기 다소 부진하다 후반기 대반격으로 3위까지 올라온 만큼 분위기에서는 최고다. 여기에 전국 둘째 가면 서러운 부산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도 한몫을 한다.
들떴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제는 어느덧 익숙해진 가을야구다. NC 베테랑 이호준(41)은 10일 훈련을 마친 뒤 "준PO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개인적으로) KS만 해서 잘 모른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성욱은 "사실 지난해 KS 때는 모두들 '어떻게 해보자' 얘기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정말 정규리그처럼 PS를 치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세리머니 등을) 해봐도 잘 안 되는 걸 경험했다"면서 "이기려고 해도 안 되는 게 야구라 정규리그처럼 덤덤하게 해보고 결과를 받아들이자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PS는 단기전인 만큼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는 팀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홍성흔(은퇴) 등 고참들은 벤치에서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북돋운다. 이호준도 "내가 분위기를 띄워야지 누가 띄우냐"고 의지를 다진다.
다만 들뜬 분위기는 자칫 경기를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 흥분이 실책이나 실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경기를 치르는 팀이 실속을 챙기는 경우도 적잖다.
모처럼 가을야구로 구도(球都) 부산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최고 인기팀 롯데와 4년 연속 PS 진출에 차분하게 우승을 노리고 있는 NC. 과연 어느 팀이 두산이 선착한 PO에 진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