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안 가득 싱싱한 제주의 맛
제주의 가을은 고등어, 갈치, 꽁치, 제철 맞은 고소한 생선이 밥상 위에 오르고 더 고소한 우도 땅콩을 수확하는 풍요로운 계절이다. 또 상큼한 주홍빛 귤이 장터에 수북하게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복도 제철이다. 내장을 풀어 넣어 부드럽게 죽으로도 먹고 쫄깃한 회, 시원한 물회로도 먹고 다른 해산물과 이것저것 뚝배기에 담아 뜨끈하게 끓여 먹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떠났다면 귤 수확 체험도 추천한다. 갓 딴 귤을 바로 맛볼 수 있는 농장도 많고, 달콤한 귤청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귤 외에도 한라봉, 한라향, 황금향, 레드향, 천혜향 등 다양하게 품종을 개량한 귤의 사촌들도 제각각 미묘하게 다른 맛을 즐겨볼 수 있다.
갓 수확한 고소한 우도 땅콩도 놓칠 수 없다. 알은 작지만 고소함은 두 배인 우도 땅콩은 볶아 먹어도 맛있고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맛있다. 우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달콤함이다.
◇ 억새길 따라 펼쳐지는 가을풍경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 가을빛 억새가 어우러진 풍경 속으로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면 걱정은 사라지고 행복만 남는다. 제주의 가을풍경을 그윽하게 만들어주는 억새꽃 몽글몽글하게 핀 길을 따라가보자.
산방산&용머리해안코스의 용머리해안은 해저에 있던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분출된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져 형성된 지형이다. 세월의 흔적이 남겨진 사암층 암벽이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거친 듯 부드러운 지층을 쓸어 만져보며 천천히 걸어보자.
▲ 멋진 오름 옆에 또 멋진 오름
제주 한라산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기생화산이 곳곳에 있다. 이를 제주 방언으로 작은 산을 의미하는 오름이라 부르고 약 360개의 오름이 있다. 높은 언덕처럼 보이면 오름이라 생각하면 될 정도. 선선한 날씨에 바람도 불어와 오름 하나쯤 오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억새가 빼곡하게 난 길을 따라 오르다 얼만큼 왔나 뒤도 돌아보자. 햇살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억새가 한들한들 흔들리는 모습은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게 만든다.
제주 동부에서는 용눈이오름의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서부에는 최근 '효리네 민박'에 소개된 금오름이 유명하다. 옴폭하니 패인 정상 화구 주변 억새가 아름다워 작은 행성으로 떠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금오름 옆 새별오름도 아름다워 인기가 많고 성이시돌목장도 가까이 있으니 가보자.
용눈이오름에서 좀더 한라산 중턱으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산굼부리는 웬만한 경기장 하나 규모로 움푹 패인 큰 분화구이다. 역시 가을에 절정을 이루는 억새로 빼곡하게 덮여있어 그 풍경이 장관이라 입장료 낸 보람이 있다. (성인 기준 6,000원) 주변에는 트래킹하기 좋은 거문오름이 있다.
◇ 가을에 가기 좋은 제주민속촌박물관
가을 수확을 끝내고 난 뒤 짚단을 엮어 지붕을 올린 19세기 제주 전통가옥을 볼 수 있다. 약 100여채의 전통가옥이 전시되어 있으며 실제 제주 사람들이 살던 가옥이어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맷돌 돌리기, 물허벅지기 등 민속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가기에도 좋다. (성인 입장권 10,000원)
취재협조=웹투어(www.web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