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들을 수 없는 조진호 감독의 ‘부산 갈매기’

올 시즌 승격 후 선수와 함께 부르겠다던 약속

평소 열정적인 축구 자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10일 오전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축구 외적으로도 팬과 활발한 소통을 하는 열린 지도자였다.(사진=한국프축구연맹 제공)
“승격 확정하고 우리 선수들과 ‘부산 갈매기’ 한 번 부르겠습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미디어데이에서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승격이라는 분명한 목표와 함께 공약을 내걸었다.

승격이 확정되면 선수들과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노래인 ‘부산 갈매기’를 부르겠다는 소박한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부산의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조진호 감독은 지난 2015시즌 K리그 기업구단 최초로 2부리그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부산의 두 번째 2부리그 시즌을 이끌며 “한 게임 한 게임 죽기 살기로 하면 승격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대전 시티즌의 K리그 클래식 승격,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 등 분명한 성과를 냈던 조진호 감독은 K리그 챌린지 최고 수준의 선수 구성을 갖춘 부산의 절실함을 주문했다. 경쟁 팀 감독들도 하나같이 조진호 감독이 이끄는 부산의 승격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로 조진호 감독과 부산은 지난 시즌 초반의 부진으로 아쉽게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된 아픔을 뒤로하고 올 시즌은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경기했다. 33경기를 치른 10일 현재 17승10무6패(승점61)로 경남FC(21승7무5패.승점70)에 이어 K리그 챌린지 2위다.

평소 SNS 등을 통해 선수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주 공개했던 조진호 감독은 올 시즌 팬과 함께 20차례 이상 사진을 찍어 SNS에 공개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사진으로 에둘러 표현했지만 20경기 이상 승리해 승격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17번의 승리를 맛본 뒤 10일 출근하던 중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5일 부산 감독으로 공식 부임한 지 309일 만의 일이다.

결국 조진호 감독이 부르는 ‘부산 갈매기’는 끝내 들을 수 없게 됐다. 40대 중반의 전도유망한 축구 지도자를 잃은 슬픔은 비단 부산에만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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