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한 노동당 창건 72주년이 되는 10일을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할 가능성은 진작부터 나왔다.
미군이 최근 군사 분계선을 넘는 무력시위를 한데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4형의 대기권 재 진입 기술을 증명하는 실 거리 발사는 핵 무력 완성 선언을 위한 수순이기 때문에 북한이 그냥 넘어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7일 당 중앙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건설과 핵 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을 틀어쥐고 주체 사회주의 한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핵 무력 완성 의지를 거듭 밝혔다.
북한이 결국 핵 무력 완성을 위한 도발을 하면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외교공간이 크게 축소되면서 한반도 위기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짝하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제되지 않은 트위터 발언을 계속하는 것도 한반도 긴장 고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단 한 가지만이 효과를 낼 것’이라거나 ‘폭풍 전 고요’와 같은 군사적 대응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남발함에 따라, 향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의 초강경 대응 속에 ‘혹시 전쟁이라도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가 한강이 미국 언론에 기고한 ‘미국에서 전쟁을 얘기할 때 한국은 몸서리를 친다’는 글이 국내외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이런 우려를 반영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도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공개 비판을 하기도 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에 대해 “외교적인 압박을 위해 그런 얘기를 한 두 차례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의 격을 김정은 수준으로 떨어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10월 위기설이 말 그대로 ‘설’로 끝나기 위해서는 위기감을 부채질하기보다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할 국제사회의 차분하고도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월을 잘 넘기면 다음 달 미중정상회담을 거쳐 국면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미중정상회담에서는 무엇보다 북 핵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의 전략적 타협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주대 김흥규 교수는 “시진핑 집권 2기 체제의 출범과 함께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고, 미중간의 빅딜로 내년 봄이면 새로운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다음 달 트럼트 대통령의 한미중 방문은 국면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도발을 저지하기위해 일치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지만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격상된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U-2S 고공 전략정찰기, RC-800 및 RF-16 정찰기, 피스아이(E-737) 항공통제기, P-3C 해상초계기 등의 공중 감시자산을 증강해 북한 군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항모전단도 동해로 움직이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CVN-76) 핵추진 항공모함도 이달 중순 동해상으로 출동해 우리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고, 시어도어 루스벨트(CVN 71) 핵추진 항모전단도 최근 태평양 지역 등에 배치되기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 기지를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