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한마당에는 86개 교회와 기관이 참여했다. 이곳에 모인 교회들은 마을에서 작은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목포에 있는 ‘향기나는 교회’는 지역주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교실을 운영하며,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예수님의 향기를 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나안 성도가 늘어가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회도 있다. 바람길교회는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을 위한 사역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청년들을 만나고, 평일 SNS를 통해 나누는 묵상의 말씀은 주일예배에 그대로 연결해 일주일 내내 청년들의 신앙교육이 이뤄지게 했다.
3주기를 지난 세월호의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416기억저장소’ 부스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17개 나라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아이스네트워크(ICE network)’ 등 생명과 안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도 참여했다.
교육프로그램은 지난해보다 강화됐다. 신학생 대화마당을 비롯해, 사회적 영성, 가나안교회, 신학토론 등 6개 주제별 워크숍을 준비해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 작은교회 확산 위해 ‘보여주기’에서 ‘운동’으로
작은교회 한마당은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온 목회자, 신학자들의 모임인 ‘생명평화마당’이 지난 2013년 작은교회가 희망임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성장 대신 성숙, 성직의 위계가 아닌 성도들의 공동체, 가부장제를 넘은 남녀평등을 교회 개혁의 방향으로 잡았다.
준비위원장 이정배 교수는 “500년 전 루터의 사명이 로마화된 교회의 개혁이었다면,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교회를 새롭게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개혁과제”라고 말했다.
조직위원장인 방인성 목사는 “지난 4회까지는 건강한 작은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그들을 격려하며 위로하는 자리였다면, 이제 이 작은교회들의 연합, 네트워크를 통해서 구체적인 ‘운동’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매년 서울에서 열린 ‘작은교회 한마당’ 행사를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방 목사는 말했다.
한마당 행사에 맞춰 책 <한국적 작은교회론>도 펴냈다. 탈성장, 탈성별 3개 분과에 16명의 집필진이 참여했다. 이번 책 출판은 작은교회를 확산하는 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1차 이론적 토대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학위원장인 이은선 교수는 “지난 4년간 해온 작은교회 운동의 1차적 결과물로서, 현실과 이상, 개인과 사회, 전통과 오늘을 연계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