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미르·K재단 축소판' 보훈처 나라사랑공제회

협력업체 5곳서 1억4천만원 거둬 … 핵심 관계자 징계안받고 오히려 지방청장 영전

보훈업무 종사자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2012년 설립된 나라사랑공제회가 5개 협력업체로부터 설립자금 약 1억 4천여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라사랑공제회는 국가보훈처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보훈업무 종사자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기획돼 2012년 4월 설립된 국가보훈처 소관 비영리법인이며, 부동산 매입 및 임대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국가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나라사랑공제회 설립을 추진하던 중 초기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자 협력업체 5곳에 일감을 줄 것을 약속하며 출연금을 요구했다.


5개 협력업체들은 출연금을 공제회 통장에 입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납부했고, 공제회는 이렇게 모은 1억 4천여만 원을 사무실 임대료 및 내부공사, 사무기기 구입, 이사회 수당 등으로 썼다.

협력업체로부터 출연금 모금 계획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김 모 과장은 나중에 출연금은 반환하고 공무원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다가 진급해 지방보훈처장으로 재직중이다.

당시 김 모 과장은 국무조정실조사과정에서 “직무관련 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였으나 직원의 복지를 위해 누군가는 희생을 각오할 필요가 있어서 추진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운열 의원은 “보훈처 협력업체들에게 각종 대가를 약속하고, 공제회 설립자금을 모금한 것은 국정농단 사건의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모금이 떠오른다”면서 “피우진 처장은 국가보훈처 내 적폐청산 차원에서 관련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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