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중 터진 美 ITC 폭탄, 삼성-LG 어떻게 대응하나?

오는 19일 공청회에 집중

ITC 즉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현지시간으로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로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하면서 삼성-LG 세탁기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과 LG 등 우리 기업들은 우선 ITC 공청회를 통해 이번 판정의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한다는 계획이다.

ITC는 월풀사의 제소에 따른 구제조치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또 어느 정도 수위로 할지 등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의견을 듣는 청문회를 오는 19일 갖는다.

이어 다음달 21일 ITC회의를 열어 구제조치 안에 대한 표결(VOTE)을 실시한 뒤 그 결정내용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부터 60일 이내에 승인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 첫번째 관문이 오는 19일 공청회다.

삼성과 LG는 이 공청회에서 '세이프가드'로 한국산 세탁기 수입이 금지되면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현지 세탁기 가격의 상승, 혁신 제품 공급 제한 등으로 미국 소비자 후생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과 LG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전공장이나 테네시 공장건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투자내용과 규모가 어느정도 '레버리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해 삼성전자는 미국삼성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나올 세이프가드 구제조치가 이 공장(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의 건설과 가동을 저해(hinder)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ITC에 촉구한다"며 "구제조치는 미국 노동자들을 지역별로 차별해서는 안 되며 가전시장의 공정성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삼성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들이 월풀 공장 근로자들과 비교해 지역적으로 차별받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뜻이다.


'차별(Discrimination)'은 미국 정부의 정책결정과 사법제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논리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언론도 이 논리에 동조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ITC 판정대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미국 소비자들과 삼성전자 가 고용하게 될 미국인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미국 소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외국기업이란 이유로 차별받게 되는 것이고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값에 제품을 살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삼성과 LG는 미국내 가전공장을 통해 미국인들을 고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ITC가 이미 5일 결정을 통해 한국산 세탁기로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만큼 오는 19일 공청회에서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리 업계는 다만 이날 공청회와 이어지는 심리기간 동안 여론을 조성해 구제조치의 내용이 삼성과 LG에 타격을 적게 입히는 방안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우리 업계는 한국산 세탁기로 현지 산업에 전반적으로 심각한 피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월풀이 주장하는 피해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또 월풀이 주장하는 피해라는 것도 자체 브랜드 관리와 투자시기 실패 등 경영상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중요한 원인이지 삼성과 LG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리 업계의 사활을 건 공청회가 끝나고 나면 ITC는 다음달 21일 표결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릴지 결정하게 된다.

이 결정은 이르면 12월 초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트럼프는 60일 이내 즉 2018년 2월 이전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미국 산업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여러번 밝혀왔기 때문에 ITC가 표결을 통해 결정한 구제조치 내용을 보고해 올 경우 이를 거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삼성과 LG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고 다만 이 조치의 수위를 낮추는 작업이 우리 업계와 정부에 무거운 짐으로 남겨져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