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부위원장은 3일 오전 노환으로 향년 86세로 타계했다고 고인 측이 알렸다. 김 전 부위원장은 전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가 3일 오전 2시21분 숨을 거뒀다.
대구 출신의 고인은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1971년부터 20년 동안 대한태권도협회장을 지냈다. 1972년 국기원을 설립, 원장과 이사장을 거쳤고, 1973년에는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 31년 동안 총재를 맡아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에 올리는 등 세계화에 앞장섰다.
1974년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은 고인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의 유치와 성공 개최를 이끌었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체육회장을 맡으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에도 기여했다.
1986년에는 IOC 위원으로 선출된 고인은 1992년 IOC 부위원장까지 맡아 세계 스포츠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2000년에는 제 16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1961년 황조근정훈장, 1986년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고인은 2015년 체육회의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 이면에는 그늘도 있었다.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스캔들'에 연루돼 IOC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고,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과정에서는 강원도 평창의 유치 '방해설'로 국회 청문회에도 출석했다.
특히 2004년 2월 체육회와 세계태권도연맹 운영 과정에서 횡령 등으로 수감돼 사실상 국제 체육계를 떠나게 됐다. 고인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장례절차는 유족이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