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노조)에 따르면, "'녹화 뉴스' 방송 사태에 반발해. 계약직 방송인 10명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사측에 29일 통보했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MBC 정상화를 요구하며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 한 달 여가 되어가는 가운데, MBC 사측은 지난 27일 오후 5시부터 저녁 종합뉴스 <이브닝뉴스>와 아침 메인뉴스 <뉴스투데이>를 사전 녹화 제작물로 보내고 있다.
이에 반발한 계약직 방송인들이 집단 사퇴하면서, 이로써 <뉴스투데이>는 출연자가 전원 사퇴했고, <이브닝뉴스>도 현재 1명의 출연자만 남게 됐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또 노조 측은 "이들은 아직 회사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데다, 자진해서 중도 하차할 경우 고액의 위약금 등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며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상황에서 사측이 뉴스 프로그램 정체성의 근간을 흔드는 ‘사전 제작 뉴스’까지 강행하자, 방송인으로서 더는 인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사퇴한 방송인 중 김유정 리포터는 라디오 교통정보와 TV뉴스에서 10년 이상 MBC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2년간 <이브닝뉴스>에 참여해 온 나경철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SNS에 "파업이 시작된 이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그때마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이틀 전 100% 사전 녹화뉴스라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고, 혹자는 이것이 뉴스를 살리는 유일한 일이라 했지만, 내게 이건 죽은 뉴스를 다시 한번 죽이는 길이었다"며 "또 한 번 눈을 감을 수는 없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퇴사를 결정하면서 그간 속으로만 앓았던 프리랜서로서 겪는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프리랜서는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는 하고 있지만 늘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소신대로 행동하기엔 늘 한계가 있고, 중간자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방송국 내 가장 약자이다"고 했다.
이어 "(파업 등)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는 프리랜서와 계약직 직원들을 향한 시선이었다. 나의 생각과 가치관은 전혀 그렇지 않는데도, 내뱉기 쉬운 말 한마디로 부역자와 조력자가 되어 있는 상황이 안타깝고 힘들었다"면서 "지금도 하루하루를 고민 속에 살아내고 있는 수많은 프리랜서, 계약직 동료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브닝뉴스>에는 △기자들 스트레이트 리포트는 자막완제로 3시까지 주간뉴스부로 납품 △5시 상황변화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 △뉴스 포함한 완제품으로 16시 30분 편성국으로 납품 등이라는 설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