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행선 열차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대부분 매진됐고, 역사 내 벤치는 귀성객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시민들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를 가족들과 보낼 생각에 설렘과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경주에 있는 큰집에 내려간다는 권은진(26) 씨는 "친척들이 모두 모이면 60명 가까이 돼 시끌벅적하고 즐겁다"며 "이번 추석엔 멀리 외국에 나가 계시던 작은 아버지도 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결혼 후 두번째 맞는다는 장윤주(33) 씨도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과 한자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라며 "큰 형님이 고기전과 산적을 특히 잘 만드시는데 이번에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황순필(26) 씨도 조카들과 놀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황 씨는 "조카들을 위해 미리 노트북에 영화랑 게임들을 모조리 준비해놨다"며 "아이들과 놀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설렘을 전했다.
연휴가 긴 만큼 이번 추석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박애련(25) 씨는 "그 동안 공부하느라 고향인 부산에 오랫동안 내려가지 못해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라며 "이번에 길게 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도 오후부터 큰 여행용 가방과 케리어를 들은 시민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버스터미널 경부선과 영동선, 호남선 대합실은 가방을 둘러멘 승객들로 꽉 차 있었다.
외국에서 온 귀성객도 있었다. 44년 전 독일로 건너가, 1~2년에 한번씩 한국을 찾는다는 윤진태(67) 씨도 황금연휴에 고향을 찾았다.
윤 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형님을 만나러 전주에 내려가는 길"이라며 "가족을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늘 반갑다"고 말했다.
긴 연휴에 6개월만에 고향에 내려간다는 직장인 장하림(26) 씨는 "십년만에 오는 황금 연휴라고 들었다"며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도 떠날 것"이라며 한 껏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최장 10일에 달하는 만큼 귀성에 여유가 있어 평년보단 귀성객이 몰리진 않았다.
서울역 관계자는 "아직 평년보단 귀성객이 많지는 않지만 오늘 퇴근시간 이후부턴 본격적으로 귀성행렬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도 "평소보다 많은 주말 수준이지만, 연휴가 길어 지난 일반적인 명절만큼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