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개혁 後통합' 깃발 든 유승민…'선거前 통합' 띄우는 홍준표

유승민 "개혁보수 지킬 것" 전대 출마…홍준표 "통합 빨라질 것"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왼쪽),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포 (사진=자료사진)
바른정당이 진로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선(先) 보수개혁·후(後) 보수통합' 노선을 지키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오는 11월 실시되는 당 대표 선거(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이른바 자강파를 대표하는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지방선거 전 통합을 추진하는 통합파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추석 후부터 전대(11월13일)까지 약 1달 동안 당내 노선 갈등이 어떻게 정리되느냐는 바른정당을 관통하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혁보수를 지키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며 "바른정당의 대표가 돼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고,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개혁보수의 희망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변화가 없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으로 쇼를 하는 한국당이 보수의 대표 자격이 있느냐. 낡은 보수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 그런 가능성은 제로"라고 했다. 이들과 '빠른 통합'을 원하는 당내 통합파의 움직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의 가능성을 닫아놓진 않았다. 그는 "다음 대선에서는 개혁보수의 큰 길 위에서 하나가 된 보수, 새로 태어난 보수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며 "명분과 원칙있는 보수 대통합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 국민의 당에 계신 뜻을 같이 하는 분들 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 보수개혁·후 통합이라는 기존 입장을 좀 더 구체화 해 밝힌 것으로, 유 의원은 향후 통합파와도 폭넓은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노선갈등이 봉합될 지는 미지수다.

앞서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자유한국당과 통합추진위를 구성하기로 한 김영우 최고위원 등 일부 통합파의 행동을 '개인 일탈'로 결론 지었다.

하지만 의총에는 김무성 의원 등 통합파 대부분이 불참했고, 김 최고위원 역시 통합의지를 굽히지 않고 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자강파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추석 이후 한국당의 '친박 청산' 작업 여부에 따라 당내 통합파의 움직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사실상 바른정당 내 노선 갈등을 부추기며 통합파를 끌어당기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개별 입당이든 당대당 통합이든 무조건 된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의원의 출마 소식을 접하고는 "통합이 빨라지겠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관계없이 출당 절차를 밟겠다"며 통합의 명분을 만드는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 주류인 친박들의 반발 속에서 그가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의 출당까지 이끌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홍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도 공범"이라며 "유족 고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현 정부 적폐청산 움직임에 맞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하며 보수진영 결집과 함께 통합의 분위기를 띄우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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