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혜경, '담철곤 불기소'에 항고…처형·제부 갈등 재점화

최소 200억원대 '아이팩' 지분 횡령 혐의 재수사 요구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왼쪽)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오른쪽) (사진=자료사진)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제부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에 대한 재수사를 검찰에 공식 요청했다. 검찰은 앞서 '선친의 상속재산을 횡령했다'며 이 전 부회장에게 고소당한 담 회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서울중앙지검이 사실관계를 오인하거나 핵심 참고인 조사를 누락하는 등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 불기소 처분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달라"며 최근 변호사를 통해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항고는 고소·고발인이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형사절차다. 관할 고검장은 항고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지검·지청에 재기수사를 명령하고, 아닌 경우 항고 기각한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이진동 당시 부장검사)는 5개월간 수사한 뒤 "고소인의 진술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며 담 회장을 불기소했다.

이 전 부회장의 고소는 상속재산인 최소 200억원대의 아이팩(포장지 제조업체) 주식을 담 회장이 부당하게 가로챘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는 것이었다.

동양그룹 창업자인 고 이양구 회장은 사후 지분 47%의 아이팩 주식을 부인과 두 딸에게 상속했다. 주식은 다시 담 회장에게 넘어갔는데, 이 전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아이팩은 장인의 재산이 아니고, 장모의 용돈과 내 돈으로 인수한 회사"라는 담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전 부회장은 항고이유서에서 △아이팩 인수시점인 1988년 담 회장은 인수 결정권이나 자금이 없었다 △아이팩 인수 당시 실무팀 조사 없이 담 회장 측 일방적 진술만 인정됐다 △2011년 횡령 혐의로 수사받을 때 담 회장 스스로 아이팩은 본인의 재산이 아니라고 진술했음에도 검찰이 간과했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또 검찰이 담 회장의 6년전 횡령 사건 판결을 '아이팩 소유자는 담 회장 부부라는 의미'라고 오도해 불기소이유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회장은 "해당 재판은 담 회장이 아이팩의 경영자로서 회사 자금을 횡령했는지가 주된 쟁점이었을 뿐 아이팩의 주식이 누구의 소유인가라는 문제는 전혀 쟁점이 된 적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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