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설비 예비율, 신재생 선도국들보다 낮아도 될까?

가스·양수 발전 등 유연성 설비 충분, 문제 없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력설비 예비율이 크게 낮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정부는 유연성 설비가 충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국가에서는 전력설비 예비율 또한 높다.

독일, 이태리, 스페인은 간헐성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각각 40%, 23%, 28%이다. 이들 국가의 전력설비 예비율 또한 각각 112%, 123%, 165%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비중을 20%까지 높일 계획이고, 전력 예비율은 22%로 잡고 있다.

전력 예비율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보다 크게 낮다.

그래서 설비예비율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각에서 제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이들 세 국가의 상시 전력 생산이 가능한 공급 예비율은 독일 31%, 이태리 28%, 스페인 1%로, 설비 예비율 112~165%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설비 노후 및 예방정비, 고장 등 기타사유로 인해 상시 가동이 불가능한 발전설비가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설비예비율이 높은 것과 신재생과 비중이 높은 것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풍력, 태양광 등의 출력 변동에 대응할 유연성 공급설비가 충분하냐 여부이다.

유연성 설비라 함은 설비의 출력조절이 가능하고, 기동정지가 빠른 가스복합 발전이나 양수발전 등을 말한다.

2030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연성 설비 비율은 전체 전력설비의 약 32%로, 독일(19.9%), 스페인29.6%)에 비해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자원부 최우석 전력산업과장은 "우리나라는 유연성 자원을 지금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조금만 더 갖추면 된다. 시뮬레이션을 해봤고, 유연성 자원이 예비율 안에 다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신재생 비중이 늘어나면 출력변동성 때문에 불안감 많이 느끼겠지만, 거기에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들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정부는 전력 발전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 발전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시범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2년간 시험운영을 거친 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2020년 이후에는 통합관제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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