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MB 국정원의 '정치인·교수 비방전' 본격 수사 착수

MBC PD 소환해 '방송장악' 관련 조사 진행

(사진=자료사진)

검찰이 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정권에 비판적인 여야 정치인과 교수 등을 상대로 조직적 비방전을 벌인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9일 "국정원의 정치인, 교수 등 이명박정부의 비판세력 제압활동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오늘 수사의뢰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국정원에 원 전 원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의 언론 장악 의혹과 관련해 한학수 MBC PD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현재 피해자 조사를 받고 있다.

한학수 MBC PD (사진=자료사진)

한 PD는 이날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해 "PD의 인격을 말살하고 제작 일선에서 배제하기 위한 잔인한 일이었다"며 "몇 년간 겪은 일들이 국정원 언론장악과 어떻게 연관됐는지, 청와대와 어떻게 연결됐는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PD는 과거 MBC PD수첩을 통해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연구 논문 조작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MBC 김재철 사장 시절 파업에 참여한 뒤부터는 MBC아카데미 등으로 발령 났고, 비제작부서에서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를 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최승호 전 MBC PD를 시작으로 이우환 PD,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 김환균 PD 등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다.

또 방송인 김미화 씨 MBC 프로그램 부당 하차 의혹과 관련해 최근 담당 라디오 본부장 및 PD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원 전 원장 시절 방송 장악을 위해 공영방송의 경영진을 비롯해 기자·PD·작가 등의 성향을 파악한 문건을 만들어 퇴출 계획 등을 실행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추석 연휴 중 원 전 원장을 국고손실 등 혐의로 우선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