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여러 가지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에서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도 많았습니다. 주요 교단과 언론사가 힘을 모아 ‘나부터’캠페인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을 수렴해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바꾸는 것은 공교회의 최고의결기관인 각 교단 총회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는 종교개혁 500주년에 걸맞는 안건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교인들에게, 또 사회적으로 논란거리가 될 결정들이 부각된 총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가와 마술을 금지한 예장통합 총회의 결정입니다. 이 결정이 알려지자 해당 교단 소속이 아니어도 크리스천인 요가와 마술강사들, 또 건강을 위해 요가를 하고있는 수많은 교인들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선교를 위해 요가나 마술을 활용해온 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 평론가는 한국교회가 이효리와 성유리를 갈라놓았다는 촌평까지 내놓아 화제가 되고있습니다. 같은 핑클 멤버이지만 요가를 좋아하는 이효리와 예장통합 목회자의 자녀인 성유리 사이가 어색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요가나 마술의 기원을 따져보면 종교적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사회에서 그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금지결의에 대해 한국교회가 세상과 괴리되어 게토화되어가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총회에서 긍정적인 결의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예장통합 총회는 여성총대 할당제를 채택했고 고신총회는 500명 넘는 교회의 분립을 권고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또 합동총회는 유가족을 위로하기위해 자살자에 대한 장례예식을 허용했습니다.
‘추석 민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추석 명절 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여론을 형성한다는 것이죠. 성큼 다가온 추석, 이 땅의 기독교인들도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회개와 개혁, 사랑과 희망을 나누며 키우는 자리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