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017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FA 투수' 차우찬이 이적 첫해에 10승을 달성했다.
차우찬은 2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차우찬은 9월 들어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를 달성하지 못했다. 1회말 정현에게 솔로홈런을 맞았고 2회말에 1점을 더 허용했다. 5회말에는 적시타 2개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평소에 못 미치는 시속 143km였다.
그래도 승리투수가 됐다. 2회초 4득점, 4회초 문선재의 투런홈런, 8-9회 연속 4득점, 9회초 유강남의 3점홈런 등 경기 내내 활발하게 타선이 차우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LG는 kt를 15-6으로 누르고 5위 탈환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여전히 '트래직 넘버(tragic number)'는 1. 남은 경기에서 1패를 당하거나 5위 SK 와이번스가 1승을 챙기면 가을야구 진출 실패가 확정된다.
차우찬은 "팔에 근육통이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초반에 경기가 잘 안 풀려 바뀔 수도 있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5회까지 기다려주셨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는 어둡지만 적어도 차우찬은 FA 이적 첫해에 의미있는 숫자를 남겼다. 최근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시즌 10승(7패) 고지를 정복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43.
이로써 차우찬은 최근 3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차우찬은 지난 비시즌 LG와 4년 총액 95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발표 금액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FA 투수 최고액 계약이었다.
선발 유망주를 정상급 투수로 길러내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LG는 과감하게 투자했고 차우찬은 첫해 10승 달성으로 보답했다. 차우찬은 시즌 내내 이렇다 할 부상없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에 공헌했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이래 한 시즌 가장 많은 175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 3.43도 풀타임 선발로 뛴 시즌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다.
차우찬은 "10승에 의미를 두고 시즌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평균 6이닝 이상, 30경기 등판을 목표로 했다. 하다보면 기록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10승이 따라와줘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차우찬이 시즌 최종전에 등판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차우찬은 FA 이적 첫 시즌을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먼저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제 몫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못한 것 같진 않다"며 웃었다.
이어 "평균 6이닝, 30경기 등판은 꼭 이루고 싶었다. 그래도 이닝은 잘 지킨 것 같다. 한 시즌동안 잘 버틴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