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비탄 사고? X-ray상 탄두 손상 안보여
- 사고 현장 주변 부딪혀 튕길 물체도 없다
- 군, 진상 제대로 밝히고 재발 방지해야
- 실용음악전공…열심히 살던 '보통 청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기열(유족 외삼촌)
◆ 윤기열>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가족들은 언제 사고 연락 받으셨어요?
◆ 윤기열> 사고 당일 저녁 6시 정도에 연락 받았습니다.
◇ 김현정> 달려가 보니까 병원으로. 어떤 상태였습니까, 조카는?
◆ 윤기열> 이미 숨진 상태여서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한 26명이 그 길을 함께 걷고 있었다고 하니까 사고 당시를 동료 병사들 중에 직접 목격한 사람이 있겠어요.
◆ 윤기열> 그런데 이 행렬이 좀 길어가지고 실제로 쓰러진 걸 본 분은 5, 6명 정도.
◆ 윤기열> 현장검증 할 때 만나봤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들 얘기하던가요, 사고 당시의 상황을?
◆ 윤기열> 실제로 진지공사를 하고 내려왔을 때 그 길을 사격하는 시간에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경계병이 막아줘야 되는데 이 경계병조차를 만나보지를 못했다, 일부 병사들은 보기는 했다.
◇ 김현정> 경계병을?
◆ 윤기열> 네. 서로 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실제로 사격 소리를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인솔자가 음악을 들으면서 그 길을 건너고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인솔자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어서 빵빵 소리가 저기에서 나는데 아예 그걸 듣지도 못했다, 그 사람은?
◆ 윤기열> 아닙니다. 음악을 크게 틀었다고 그럽니다, 진술로는.
◇ 김현정> 크게 틀어놓고?
◆ 윤기열> 네. 그래서 그 길을 총성이 울리는데도 불구하고 23명 정도의 인원을 인솔을 해서 그 길을 건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일부러 음악을 튼 겁니까? 아니면 뭐 그냥 자기가 들으려고 튼 겁니까?
◆ 윤기열> 들으려고 처음부터 듣고 내려오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산에서요.
◇ 김현정> 듣고 내려오고 있으면서 그 음악소리가 크니까 사격장의 그 사격 소리, 탕탕 총 쏘는 소리는 다 묻혔다는 얘기군요?
◆ 윤기열> 그 인솔자 말은 그렇게 진술을 하고 있고 다른 병사들은 총성을 들었다고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들었다고 하고? 경계병이 막아줘야 하는 건데 경계병을 봤다는 사람도 있고, 안 봤다는 사람도 있고?
◆ 윤기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설사 봤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막지 않았다는 얘기고요.
◆ 윤기열> 서로 인사하고 격려하고 지나갔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건현장에 가보니까 야산에 있는 사격장이었던 거예요?
◆ 윤기열> 사단 내에, 영내에 있는 사격장이었습니다.
◇ 김현정> 영내에. 그 사격장의 표적 뒤로 길이 있었던 셈이고요, 따지고 보면? 그렇죠?
◆ 윤기열> 그렇습니다. 도로라고 자기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병사가 총을 쏘는 그 사격대에서 우리 일병이 걸어가던 길까지의 거리는 한 4백m라는데 맞습니까?
◆ 윤기열> 네. 군에서 GPS로 잰 거리입니다.
◇ 김현정> 그 길에 서보셨을 텐데 길에서 사격장이 보이나요?
◆ 윤기열> 나무가 우거져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습니다마는 실제로 보이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자세히 보면 보일 정도, 4백m니까? 게다가 4백m니까 총소리는 확실하게 들렸을 거고요?
◆ 윤기열>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 총이 K-2 소총이었습니다. 그때 그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던 게 K-2 소총이면 최대 사거리가 460m입니다. 그럼 최대 사거리 내에서 군인들이 걸어갔다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지금.
◆ 윤기열> 물론이죠.
◇ 김현정> 그 사격장이 이 부대 안에 있는 연습용 좀 작은 규모 사격장인가요 아니면 실거리 사격장인가요, 그 정도 되면?
◆ 윤기열> 제 군대 경험으로 봤을 때는 실거리 사격장으로 대대에서 이용을 하는 그런 사격장입니다.
◇ 김현정> 실거리 사격장은 사단 단위인 거잖아요?
◆ 윤기열>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루 종일 부대들이 돌아가면서 거기서 사격훈련을 하러 온다는 겁니다. 따라서 하루도 훈련이 쉬는 날이 없는 곳이에요. 그럼 이번에 사고가 처음 난 것뿐이지 늘 사고 위험이 존재해 왔다는 것 아닙니까? 그 표적 바로 뒤로 길이 있었다는 건?
◆ 윤기열> 항상 그 위험이 내재를 하고 있었고 군에서도 어느 정도의 위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좌우측에 경계병을 세우지 않았을까.
◇ 김현정> 그래서?
◆ 윤기열> 그런데 그 경계병 안전교육이라든지 지휘관의 마인드가, 전혀 지금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말하기도…그런 상황이 아닌 너무 군인으로서의 자세, 상식이 없는 그런 상황인 겁니다.
◇ 김현정> 그 경계병은 만나보셨어요?
◆ 윤기열> 네, 만나봤습니다.
◇ 김현정> 경계병은 뭐라고 그럽니까?
◆ 윤기열> 경계병 말에 의하면 지휘관으로부터 어떠한 임무도 지시받은 적이 없다. 어떤 곳에 있어야 될지 그것조차도 받지를 못해서 자기들이 올라왔을 때 어디에 서서 뭘 해야 되는지 혼돈스러웠다라고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뭘 해야 될지 몰랐다, 어디 서가지고? 그럼 일을 안 했다는 소리네요?
◆ 윤기열> 뭘 해야 되는지 모르니까.
◇ 김현정> 어디에 서서 뭘 해야 되는지 몰랐다는 소리는 임무를 안 했다는 소리밖에는 안 되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진 거군요.
◆ 윤기열> 네.
◇ 김현정> 군측에서는 처음에는 원인불상의 총알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날아온 건지 모르겠다고 처음에 발표를 했다가 나중에는 그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이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도비탄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또 얘기가 좀 달라지죠. 도비탄이라고 하면 어딘가에 튕겨서 날아온 거기 때문에 좀 멀리까지도 날아갈 수도 있는 그런 거일 테고. 이게 도비탄이 아니라면 정말 사격장에서 직격으로 날아온 거고. 그러면 훨씬 더 평소에 위험에 노출이 돼 있었다는 이런 얘기가 되는 거예요. 도비탄 맞습니까?
◆ 윤기열> 저희들 유족 생각에는 도비탄일지 아닐지 아직 확실치 않고, 도비탄이 아니어도 실제 사격으로 맞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 김현정> 도비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뭘까요?
◆ 윤기열> 육안으로 사격장이, 사격할 수 있는 장소가 보이니까요, 사수가요. 사람 눈으로 봐도 직선거리로 직선으로 총이 날아오면 맞게 생겼으니까.
◇ 김현정> 사수가 보일 정도인데 이게 도비탄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날아올 수 있는 거리다?
◆ 윤기열> 저희 유가족들이 언론매체에서 도비탄 쪽으로 얘기를 해서 부검을 하기로 저희들이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 김현정> 부검 결정하셨군요. 총알 혹시 보셨어요?
◆ 윤기열> 총알은 현재 피해자 몸에 있는 걸로 X-ray상으로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X-ray로만 확인하셨군요? 그 총알을 정확히 보면 이게 도비탄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X-ray상으로 보기에는 어떻습니까?
◆ 윤기열> 만약 도비탄이었을 경우에 탄두가 총알이 원래의 형태를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딱딱한 물체에 부딪히니까요. 그런데 지금 X-ray상으로는 도비탄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그렇게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X-ray상으로 볼 때는 어디 찌그러진 데 없이 멀쩡한 모양이군요.
◆ 윤기열> 거의 탄두의 모양을 거의 많이 유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꺼내봐야 알겠습니다마는 저희 유족들은 도비탄이 아닌 실제 사격에 의해서 사망한 걸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 제가 그 말씀도 들었는데 머리에 맞고서 바로 쓰러져서 즉사할 정도라면 어디 한번 튕겨서 충격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기 쉽지 않다, 이거는 아닌가요?
◆ 윤기열> 실제로 어디에 부딪힐 만한 그런 딱딱한 물체가 돌이든가 이런 게 없는 편입니다. 그 상황이요.
◇ 김현정> 그곳이, 주변이.
◆ 윤기열> 나무만 몇 그루 있을 뿐.
◇ 김현정> 어디 튕겨서 와서 머리에 맞아 즉사할 정도의, 그러려면 사실 꽤 큰 단단한 바위 같은 데 부딪혀야 되는 건데. 건물이나. 그런 게 없다는 얘기예요?
◆ 윤기열>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나무라면 그냥 박혔을 것이고 흙이여도 그랬을 것이고.
◆ 윤기열>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도비탄이라고 지금 군에서 얘기하는 건 왜 그런다고 생각하세요?
◆ 윤기열> 그래서 어제 유족들이 분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발표를 하느냐. 우리들이 어쩔 수 없는 사고사로 얘기를 하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냐.
◇ 김현정> 어쩔 수 없는. 그러니까 이게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막을 수 없는 사고사로 가려고. 실제로 총을 쏴서 바로 머리에 이게 맞은 거라고 하면 훨씬 더 상황이 심각해지는 거니까.
◆ 윤기열> 그렇습니다.
◆ 윤기열>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군에 가기 전에는 무슨 일 했습니까?
◆ 윤기열> 실용음악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었고요.
◇ 김현정> 실용음악과. 그러면 가수가 꿈이었어요?
◆ 윤기열> 아닙니다. 무대연출이 꿈이었습니다.
◇ 김현정> 무대연출가. 끼도 많았겠는데요, 그럼?
◆ 윤기열> 워낙 싹싹하고 잘해서요. 항상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혼자 외지에 와서 공부해 보려고 열심히 하는 보통의 젊은 청년이었죠.
◇ 김현정> 싹싹하게 잘하고 끼도 많던 실용음악과 다니던 그 대학생 조카가 군대에 가서 무슨 전쟁 통에 전사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뭐 삼촌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이 어떻게 버티실까 참...
◆ 윤기열> 너무 할 말이 없고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가 왜 일어났는가.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할 말이.
◇ 김현정> 뭐라고들 하세요, 부모님은.
◆ 윤기열> 방금도 말씀드렸듯이 억울해서요...
◇ 김현정> 억울해서.
◆ 윤기열> 어떻게 보면 전우가 전우를 쏴버린 격이 되는 거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윤기열> 지휘관은 통제되지 않고 임무도 주지 않고 전우를 향해 총을 쏘라고 말을 한 상황이니까. 정말, 정말 억울하고 분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휴가 다녀간 게 언제랍니까?
◆ 윤기열> 한 달 정도?
◇ 김현정> 한 달...
◆ 윤기열> 한 달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그거밖에 안 됐으면 눈에서 아른아른하셨겠어요, 부모님이.
◆ 윤기열> 그렇죠. 그리고 또 추석 때 오겠다고 휴가 받았다고 얘기하고 가족들하고 밥 먹자고 그렇게 얘기하는 상황이었거든요.
◇ 김현정>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마디 해 주시죠.
◆ 윤기열> 어떻게 보면 26명 중에 저희 아이가 다쳤지만 26명이 모두 사망할 수 있는 그런 아찔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윤기열>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 군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주고 다시 재발하지 않을 것을, 그런 부분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윤기열 씨. 이 사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저희들 끝까지 지켜보고 청취자들께 전해 드리고 하겠습니다.
◆ 윤기열> 고맙습니다. 말씀 잘 전해 주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윤기열> 고맙습니다.
◇ 김현정> 철원에서 총기사고로 숨진 일병의 외삼촌입니다. 윤기열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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