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녹색 넥타이를 매고 안 대표를 맞이하는 등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대선 당시 지지율 1,2위를 다투며 치열하게 다퉜던 경쟁자답게 팽팽한 기싸움도 발생했다.
안 대표는 "북핵 확장 억제 문제를 좀 더 구체적이고 문서화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확장 억지력을 문서화하는 것이 국내 전술핵 핵무장 논의로 인한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상적 선언 대신 항구적인 문서화가 필요하다는 안 대표 주장에 대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에서는 핵보유국이 아닌 국가와는 공식적으로 문서화하는 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한미 공동연구에서 찾아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문 대통령도 "현재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공식적 논의는 한계가 있다"며 "여야 정치권에서 논의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외교안보팀 간 서로 다른 메시지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정리된 메시지를 정부가 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가 외교안보 문제와 남북관계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와 주요 결정권자들의 목소리가 다른데 이 부분은 전략적으로 평가하면서, 한국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엇박자로 평가하는 게 의문"이라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북한 견제가 이중적이라 정부 부처, 부서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에도 계속 혼선이 빚어져 국민의 불안이 현실화되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에 배석한 손 수석대변인은 "대북 문제를 접근하는 현실 인식은 문 대통령과 안 대표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앞뜰에서부터 안 대표 등 일행을 따뜻하게 맞았다"며 "저녁 만찬 때 문 대통령의 건배사는 '굳건한 안보와 평화를 위하여' 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