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 문제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지만, 무리하게 K리거들을 차출하기보다는 K리그와 상생을 선택했다.
23명 명단이 모두 해외파로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적으로는 K리그와 상생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유럽 2연전을 통해 러시아로 갈 수 있는 해외파를 가리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한솥밥을 먹었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백승호(지로나), 이진현(FAK 오스트리아 빈) 등을 제외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파악을 마친 이들은 소속팀에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언제든 대표팀에 올릴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그동안 직접 보고 싶었던 나머지 해외파들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신태용 감독은 "셋 모두 같이 생활했기에 모든 데이터가 있다. 그러다보니까 내가 쓰지 못했던 선수들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젊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더 지켜보면서 코칭스태프를 풀 가동해 항상 체크하려 한다.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최종예선 2연전을 함께 했던 기존 해외파가 아닌 나머지 해외파들이 테스트 대상이다.
무엇보다 11월 국내로 예정된 두 차례 평가전은 K리거들의 합류가 가능하다. 12월 동아시안컵 같은 경우는 유럽파의 참가가 불가능하다. 1월 전지훈련 역시 유럽파는 리그 일정으로 빠진다.
지동원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다.
신태용 감독은 "지동원은 몸은 좋은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본인도 대표팀에 들어오고 싶은 열망이 컸다. 경기는 못 뛰지만, 스크라이커 풀을 보면 석현준도 경기에 못 뛰는 상황이라 뽑을 선수가 없었다"면서 "월드컵에서도 뽑을 수 있는 선수인지 테스트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뽑았다"고 강조했다.
유럽파가 아니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에서 뛰는 황의조와 오재석(이상 감바 오사카), 윤석영(가시와 레이솔), 중국에서 뛰는 황일수(옌볜 푸더), 중동에서 뛰는 임창우(알 와흐다) 등 이미 대표팀 경력이 있는 해외파도 테스트 차원의 호출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평가전은 선수들이 어떤 스타일이고, 내가 주문했을 때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면서 "해외파에게도 기회는 줘야 한다. 새롭게 해외파가 들어오고, 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분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대표팀 주축이 아닌 해외파에게는 유럽 원정 2연전이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