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가 웬 항만을?…'크루즈터미널' 추진 없던 일로

내년 10월 준공 예정인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내년 말에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준공을 앞둔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새로운 크루즈터미널을 추진하려다 '중복투자 논란'이 일자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021년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북서쪽으로 5㎞ 떨어진 용유지역에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당초 이달 중 크루즈터미널 건설사업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하려고 했다. 건설 비용은 2천억~5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사실은 이달 중순 모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공항공사측은 당초 "용유지역에 크루즈터미널을 만들면 복합리조트와 연계해 관광수요 창출하는 등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미 지난 1995년 인천국제공항건설 기본계획에도 반영돼 있고, 2007년 기획재정부의 '영종지구 통합마스터플랜 용역'에서도 크루즈 시설이 반영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보도 이후 인천항만공사 등이 중복투자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자 10월 중으로 미뤘다가 이마저도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측이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하겠다고 한 곳은 인천항 크루즈터미널과의 직선거리가 24㎞에 불과해 중복투자 논란이 일었다.

인천항만공사는 내년 10월에 완공해 2019년 상반기에 본격 개장·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5월부터 연면적 7364㎡, 지상 2층 규모로 최대 22만5000t급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수 있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인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중복 투자 논란 외에도 항로 신설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크루즈선이 안전하게 접안하기 위해서는 항로가 준설돼야 하고 여러 설비들을 해상에 설치해야 하며, 조수간만의 차가 커 매년 쌓이는 토사를 준설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10월 중에 고시할 4단계 인천국제공항건설 기본계획(2017~2023년)에서는 크루즈 터미널 건설을 전혀 고려하고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업을 할 만한 필요성이 있는 건지를 자체적으로 검토한다고 하니까 말릴 수는 없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건설 기본계획에 반영이 돼야 하는데, 4단계 기본계획에서는 크루즈터미널 건설을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CBS 노컷뉴스 취재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확인하게 된 인천공항공사는 결국 연구용역을 발주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크루즈터미널 사업 추진을 접기로 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26일 "경영진의 판단에서는 크루즈 터미널 사업이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고 사업환경도 조성되지 않아, 용역도 발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루즈 터미널 사업(추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다만, '잠정 보류된 것'이라며 1~2년 뒤가 아닌 먼 미래에 재추진할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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