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안보정국, 대북특사론 솔솔

추미애 대표, 이정미 대표 동시 제안 "대화 물꼬 터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7월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찾은 정의당 이정미 신임 대표와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북미 간 전례없는 '말폭탄'과 미국 전략폭격기의 북한 공해 비행으로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정부가 서둘러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대북 특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오는 27일 청와대와 여야 대표 회담에서 집중 의제에 오를지 주목된다.

먼저 대북 특사를 언급한 것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에서 "북한에 특사를 보내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여야 정당대표 회동에서 이런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한미 연합전력의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한 군사행동도 중단돼야 한다"며 "양측 위력과시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위기가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직접 북한에 특사를 보내 대화의 물꼬를 먼저 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달 초 대북, 대미 특사 동시 파견을 주장했던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 대표의 주장에 동조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일산에 있는 백마부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미국 양쪽에 동시특사를 파견하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난 정기국회 당 대표 연설을 통해 북한과 미국 양쪽에 동시 특사를 파견하자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오히려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됐을 때 그런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나 다시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행사 특별 강연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 편"이라며 하루빨리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북한이 핵을 100개 가지면 지금하고 또 달라진다. 시간을 끌수록 우리에게 유리한 게 아니니 빨리 대화에 나서 북한이 도발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그는 "다음에 필요한 건 남북 간 대화"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상황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 일어나면 확전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남북 대화를 해야 하고, 미국과 대화가 안 통할 때 우리를 통해서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북미간 강대강 대치 속에서 우리 정부 주도로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북특사 파견 등 북한과의 대화 옵션을 통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추 대표와 이 대표의 제안으로 외교안보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게 될 청와대와 여야 대표 회동에서도 대북 특사 문제가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대북 특사 문제는 외교적으로 사전 준비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당장 구체화되기는 어렵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본 원칙과 방향에서 보면 대북 특사가 필요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남북간의 실무 물밑 접촉이 선행돼야 하고, 미국과도 실무접촉을 통해 북핵문제를 둘러싼 명확한 조율을 거친 뒤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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