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보내기 싫은데…사랑하고 또 미안해"

세월호 조은화·허다윤양 모교 작별인사… 후배들 "잊지않고 기억할게요"

3년만에 세월호 내부에서 수습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작별식이 25일 모교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족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신병근 기자)
"생명보다 소중한 내 딸, 엄마 아빠가 정말 사랑하는 거 잊지 마세요…."


"너가 좋아하는 학교로 돌아왔어. 다윤아… 다윤아… 사랑해. 엄마는 너 보내기 싫은데 미안해…."

3년 5개월만에 세월호 내부에서 수습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박은미씨는 25일 두 딸의 모교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애써 참아가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고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청 도서관 앞에서 짧은 추모제와 서울대병원 입관식을 마친 은화·다윤양의 운구차량은 11시15분쯤 단원고 정문을 들어섰다.

단원고 학생들 200여명은 정문부터 학교 현관까지 대열을 갖춰 '별이된 선배님들 보고싶습니다', '잊지 않을 거에요', '언니들 보고 싶어요' 등 저마다 써 온 피켓을 들며 1분여 간 묵념을 했고, 곳곳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유가족들은 은화·다윤양의 영정 사진을 앞에 두고 두 학생이 각각 공부했던 2학년 1반, 2학년 2반으로 들어갔다.

두 어머니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걸음을 뗐지만 교실에 들어서자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영정사진을 붙잡고 결국 주저 앉아 오열했다.

3년만에 세월호 내부에서 수습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작별식이 25일 모교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족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신병근 기자)
10여분 간 두 딸의 교실을 둘러본 어머니와 유가족들은 학교 현관 앞에 모여 앉은 단원고 학생들 앞에서 어렵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마이크 앞에서 한동안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우리 아이는 단원고 교복을 정말 좋아했다. 생명보다 소중한 내 딸…. 너무 오랜만에 돌아왔다"면서 "후배들에게 꼭 전할 얘기가 있는데, 엄마 아빠는 목숨보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거….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했다.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도 가족의 부축을 받고 겨우 마이크 앞에 서서 "다윤이가 좋아하는 학교로 돌아왔다. 다윤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른다"며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엄마 아빠…. 목숨보다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으면 좋겠고, 서로 사랑하면서 안아드려라"고 전했다.

이어 단원고 학생 대표 유희정(19)양은 학생들이 적어온 '언니들, 그동안 차가운 곳에 있느라 고생하셨어요', '더 이상 이런 일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선배님들 편히 쉬시길, 이제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세요' 등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두 어머니는 "고맙고 또 고맙다"며 학생대표를 꼭 안아줬다.

이별식을 마친 정오쯤 고인들의 영정사진은 운구차량에 실려 수원연화장으로 이동했고, 유족들은 연화장에서 유골을 화장한 뒤 화성효원납골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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