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 카지노 사업자 신모(43) 씨를 지난 18일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 수빅에서 카지노 에이전시 사업을 하던 신 씨는 지난 2014년 2월 18일 부동산 임대‧투자업자였던 허모(사망 당시 64) 씨를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살해하도록 현지 청부업자에게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허 씨를 꼬드겨 지난 2013년부터 총 19회에 걸쳐 5억여 원의 투자금을 받아냈으나 이를 도박에 탕진하며 수익금을 주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신 씨가 필리핀 현지인 C 씨를 '기획자'로 고용하면 C 씨가 다시 암살자 R 씨 등을 고용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일당의 살해 시도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2014년 1월말부터 2월초까지 6일 일정으로 필리핀에 방문한 허 씨를 살해하기 위해 C 씨에게 20만 페소(한화 500만 원 상당)를 건네며 청부했으나 차질이 빚어지며 계획에 실패했다.
신 씨는 이에 "지난번에 제대로 접대를 못 했으니 다시 와 달라"며 꼬드겨 허 씨를 2월 14일부터 6일 일정으로 초대하면서 다시금 C 씨에게 10만 페소를 건넨 뒤 두 차례 더 겨냥한 끝에 18일 허 씨를 숨지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신 씨가 허 씨 등을 인적이 드문 길로 이끌었던 점, 두 사람 사이 수억 원 대 채무 관계가 형성돼있던 점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으나 사건이 국외에서 일어나 증거 수집에 시간이 걸렸다"는 한편 "지난 5월 현지 총기대여자인 R 씨로부터 구체적인 진술을 얻은 것이 신 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청부업자 등 필리핀 현지의 관계자들을 붙잡기 위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