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서 끊긴 채 방치된 농어촌도로…청주시 엉터리 행정

마을 주민 "휴양림 도로" 반발…시 "담당자 바뀌면서 예산 확보 못해"

산속에서 끊긴 청주 구방-쌍이간 도로(사진=장나래 기자)
충북 청주시가 농촌 마을을 잇는 한 농어촌 도로를 일부만 연결한 채 방치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추가 예산 확보를 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행정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미원면 구방리에서 쌍이리간을 잇는 '구방-쌍이간 농어촌도로'가 지난해 12월 개통됐다.

청주시가 농촌 균형 발전을 위해 43억 원의 혈세를 들여 2013년 12월부터 3년여에 걸쳐 농촌 마을 간 연결 도로로 조성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쌍이리까지 연결조차 되지 않은 채 구방3리 1.57km 구간에서 도로가 끊겼다.

특히 도로가 산속에 있는 개인휴양림 앞에서 끊기면서 마을 주민들은 특혜까지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방3리의 한 주민은 "쌍이리까지 연결한다고 해서 공사 기간 임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까지 감수했는데 휴양림까지만 연결된 것이 황당하다"며 "휴양림을 위해 낸 도로라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인 결과 시가 예산 부족으로 일부 도로만 우선 내놓은 뒤 담당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추가 공사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먼저 예산을 확보한 부분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담당자가 바뀌면서 아직까지 추가 공사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며 "미처 놓친만큼 내년에는 꼭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시가 5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해 완공까지는 수년 이상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게다가 이처럼 시간을 끄는 사이 도로 연결 구간에 개인 휴양림이 조성되면서 연결이 가능할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청주시가 장기 계획 없이 농촌 도로망 확충 사업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혈세 낭비와 주민 불만만 키웠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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