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최근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 사용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10~20대가 AI 비서를 가장 잘 쓸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30~40대의 활용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4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에서 음성검색에 대한 요구와 활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30대 주부가 집에 있으면서 말 상대로 AI 비서를 활용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기존 스마트 기기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40대 이상 연령대가 음성명령 체계에는 더욱 쉽게 적응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즉, 최근 쏟아져나오는 AI 스피커 등 대화형 서비스 기기들이 기존 스마트 디바이스 활용에 익숙한 젊은층보다는 더 연령대가 높은 세대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네이버측은 설명했다.
단적으로 AI 스피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능인 음악 재생과 관련해 사용자 음성인식·명령 기술은 편리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음악을 들으려면 최소한 4~5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AI 스피커는 '무슨 노래 틀어줘'라고 한마디만 하면 되니까 기기를 잘 활용할 줄 모르는 세대도 쉽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원 서비스 업계에서는 AI 스피커의 보급으로 30~50대가 새로운 주력 소비층으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스피커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하면 15~34세 연령층보다 35~54세 연령층이 새로운 음악 소비 연령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은 1990년대 음반 황금기에 음악을 즐겼던 세대로, 가정의 인공지능 스피커로 과거의 음악을 편하게 듣게 되는 것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 등 AI 비서 기기가 널리 보급된 미국에서도 30~50대가 AI 음성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IT 전문 리서치 업체 이마케터는 미국 내 AI 스피커를 사용하는 'X세대(1965~1980년생)' 인구가 지난해 1천340만명에서 올해는 1천560만명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하는 AI 스피커 등 기기와 관련해 해당 연령대를 노린 마케팅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