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 팀의 시즌 최종전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7승7패1무, 호각으로 맞선 가운데 열리는 정규리그의 마지막 '웅쟁호투'(熊爭虎鬪)다.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이 걸린 일전이다. 1위 KIA가 두산에 1.5경기 차로 앞서 있지만 이날 지면 승차는 0.5경기로 준다. 남은 경기 일정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KIA가 마지막 두산과 결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8년 만의 우승에 성큼 다가선다.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지는 까닭이다. KIA는 22일 경기를 빼면 8경기, 두산은 5경기를 남겨놔 2.5경기 뒤집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둘 모두 상대전에서 강했다. 헥터는 올해 두산전 4경기 3승 무패 ERA 3.24를 거뒀다. 장원준도 KIA전 3경기 3승 ERA 3.93을 기록했다. ERA에서 장원준이 살짝 높지만 지난해도 4경기 3승 ERA 3.65, 2015년에도 4경기 1승2패였지만 ERA는 2.49였다. 두산 이적 후에는 'KIA 천적'이라 할 만한 장원준이었다.
여기에 두 투수의 정규리그 첫 대결이다. KBO 리그 2년차인 헥터는 지난해는 두산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올해도 장원준과 로테이션이 달라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첫 대결이 팀의 우승이 걸린 일전이다.
둘 모두에게 동기 부여가 큰 경기다. 팀 외에 개인적으로도 헥터는 다승, 승률왕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장원준은 비록 가능성은 헥터에 비해 떨어지지만 원하는 ERA 타이틀을 차지할 기회다. 1위(3.04) 라이언 피어밴드(kt)와 격차가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뒤집기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예년만 못해 KIA에 강했던 장원준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S에서의 심리적 우위를 생각하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두 투수 모두 상대에 강했지만 천적은 있다. KIA 최형우는 올해 장원준에 타율 5할7푼1리(7타수 4안타) 2루타와 타점 2개씩을 올렸고, 김선빈도 타율 5할(8타수 4안타)이었다.
두산 박건우도 헥터에 올해 타율 7할7푼8리(9타수 7안타) 2루타와 타점 2개씩에 3루타도 1개를 때려냈고, 양의지도 타율 5할7푼1리(7타수 4안타)로 강했다. 반대로 두 투수들에게는 누구보다 조심해야 할 선수들이다.
아직 곰 군단을 상대로 진 적이 없는 헥터와 최근 3년 동안 '호랑이'를 순하게 길들여온 장원준. 과연 두 투수의 첫 '웅쟁호투'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