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원거리 상권 빨아들이는 '빨대효과'

인근 소상공인은 후광효과…거리 먼 상권은 피해

(사진=자료사진)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근거리 상권에는 후광효과를 주지만 원거리 상권을 흡수하는 '빨대 효과'를 일으킨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용역보고서가 나왔다.

21일 CBS노컷뉴스가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대규모 확장에 따른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지역경제 영향 분석연구' 보고서를 보면 복합쇼핑몰은 주변 상권의 매출이나 점포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의뢰해 중소기업 연구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복합쇼핑몰이 주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첫 연구 결과다.

보고서는 복합쇼핑몰 중 롯데몰 수원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스타필드 하남점 등 4곳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 두곳은 백화점 이름을 달고 있지만 복합쇼핑몰로 분류된다.

롯데몰 수원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먼 7~10km에 있는 중소 소매유통점과 음식점은 개점 1년이후 지속적인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소매유통업은 개점 1년까지 15% 정도 감소했다가 차츰 회복했지만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고, 음식점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쇼핑몰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3~5km에 있는 음식점은 개점 29개월 이후에는 개점 1년 전보다 매출이 9.6% 상승하는 후광효과를 봤다.

이는 복합쇼핑몰이 원거리 상권까지 흡수하는 집중현상인 '빨대 효과' 때문이라고 용역 보고서는 분석했다. 즉 "소비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원거리 소상공인 점포보다는 복합쇼핑몰 인근의 소상공인 점포를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5km미만의 거리에 있는 소매유통 점포는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였지만, 5km이상의 점포는 개점 6개월까지 매출액이 마이너스로 감소했다가 20개월 이후 증가세로 바뀌었다.

이 역시 복합쇼핑몰의 집객 효과로 인근 소상공인 매출은 상승한 반면 거리가 먼 상권의 소상공인은 피해를 보는 '빨대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소상공인 점포 숫자에 영향을 미쳤다.

개점 1개월부터 소매유통 소상공인 점포수는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고, 특히 5~7km 떨어진 상권의 소매유통점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점은 다른 복합쇼핑몰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거리가 가까운(5km 이내) 소매유통업은 10% 안팎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음식점도 대체로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스타필드 하남점은 교외형으로 주변에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 다른 복합쇼핑몰과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5km이상 떨어진 상권의 소매유통점은 시간이 갈수록 감소했고, 거리가 가까울수독 점포 수는 증가했다.

보고서는 복합쇼핑몰이 대형마트보다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결론짓고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대표적인 게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의 입점 제한, 업종제한(신선제품 판매 제한) 등이다. 다만 복합쇼핑몰이 오락.레저 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등과 같은 휴일 의무 휴업은 쉽지 않을 것을 내다봤다.

또 상생방안으로는 입점단계부터 지역 활성화를 논의하는 상권협의체(지자체, 대형유통상, 소상공인, 소비자 참여) 구성과 원거리 상권 지원 정책 등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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