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잘 빠졌다"…여성 대상화하는 광고 속 성차별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차별적 광고 37편 확인

"○○ 몸매 잘 빠졌다. ○○ 뒤태 잘 빠졌다."

한 건강식품 광고의 내레이션이다. 카메라는 여성 모델의 몸을 클로즈업하고 있다. 광고는 걸어가는 여성 세 명의 뒷모습을 화면 가득 잡으며 끝난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7월 1∼31일 공중파·케이블·인터넷 등의 광고 343편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모니터링'을 한 결과 37편의 광고에서 성차별적 내용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광고가 13편이었다. 한 유제품 광고는 '건강한 다이어트는 모든 여자의 희망'이라면서 건강한 식단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여성이라면 당연히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날씬한 것이 아름답다는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고 진흥원은 주장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는 19편으로 더 많았다. 한 건강식품 광고에는 등교하는 딸에게 옷을 챙겨주고 출근하는 남편의 가방을 가져다주는 주부가 등장한다. 진흥원은 "가족을 모두 보내고 소파에 주저앉는 고단한 모습을 광고 말미에 그려 가사노동과 돌봄이 여성만의 것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성평등한 내용의 광고는 7편에 그쳤다. 신입 여직원이 업무능력을 발전시키고 회사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그린 통신사 광고가 성평등 사례로 꼽혔다.

진흥원은 이번에 확인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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