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낮은 자세로 읍소 vs 한국당 바른정당 "반드시 부결시켜야"
우선, 여당은 야당 의원들 개개인을 접촉하면서 치밀한 표계산에 들어갔으며, 한층 낮은 자세로 국민의당을 향해 협조를 요청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민의당에 마음을 다해 특별한 협조를 마음으로 요청한다"며 "여·야를 떠나 사법 개혁을 바라는 동지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으로 나라를 구한 동지로 사법개혁의 대장정에도 함께 설 것을 기대한다"며 "김 후보자 임명은 국민 누구도 법 앞에 억울한 세상을 만들지 않는, 국민의당도 바라는 사법개혁의 신호탄"이라고 명분을 내세웠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부결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국민의 법상식과 종교적 가치관 수호를 위해 김 후보자는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당 측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 협조를 부탁한 것을 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특정 정당에 대해 회유와 설득을 넘어, 사실상 압박을 하는 모습은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공작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바른정당도 의원총회를 통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정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지금까지 이뤄져왔고, 앞으로 계속될 지 모르는 인사 난맥에 대해 야당으로서 견제와 국민 경고를 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찬성 의견을 내비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 토론을 벌였지만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의 안철수 전 대표와 인준 찬성 입장을 밝힌 호남 중진들 사이에 미묘한 긴강감도 감지됐다.
호남 중진들은 '사법부 독립'보다는 '사법부 개혁'에 초점을 맞추며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시대가 당면한 사법개혁의 가장 필요한 인사라는 점은 인정을 해야한다"고 찬성 논리를 설파하며, 표결 전에 권고 당론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역시 찬성 입장을 밝힌 정동영 의원도 "책임있는 정당이 방향성을 갖지 않고 투표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거들었다.
결국 국민의당은 1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의총에서 찬반은 물론 자율투표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면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국민의당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서 본회의 표결은 그야말로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현재 정부여당이 확보하고 있는 표는 민주당 121석에 정의당 등을 더해 130석 정도이다. 국민의당에서 최소 20표 이상이 나와야 과반이 된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불과 몇 표 차이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민의당 의원들의 막판 선택에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과 협치 전망, 국민의당 향후 행보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대한 표결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