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美경제인 상대로 북핵 리스크 불식 분투

"北도발로 韓경제 위기? 지금이 투자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금융‧경제인들을 만나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며 연이은 북한 도발이 우리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 "北이 핵 포기하면 韓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 될 것"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규모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를 설명하는 행사를 연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경제‧금융계도 우려를 갖고 계시겠지만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일시적인 변동 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최근 IMF는 북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견고한 성장세를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며 미 금융‧경제인에게 국내 투자를 권유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 증권시장은 올해 꾸준히 상승하여 9월 15일 현재 연초 대비 19% 상승했고, 9월 3일의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오히려 주가가 2.3% 올랐다"며 "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지수가 연말까지 지속 상승(목표주가지수 2600수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7월 한반도의 비핵화화 평화실현 의지를 담은 '베를린 구상'과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신북방경제 비전'을 발표한 것을 소개하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 비전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협력은 그 자체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이 체제안전과 발전의 길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협력과 발전이 그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경제협력의 틀로 들어올 수 있게 될 것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경제지도가 그려지면 한국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미FTA는 양국 교역 확대와 투자‧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 이익"

트럼프 정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미 양국에 호혜적인 협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미 금융‧경제인의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 발효이전인 2011년과 비교하여 2016년까지 세계 무역은 12%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한‧미 양국 간 교역은 오히려 12%가 증가했다"며 "한‧미 FTA는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이 지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호 간 경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상품교역에선 한국이 흑자지만, 서비스교역에선 미국이 많은 흑자를 보고 있다"며 "상품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서비스산업에 강점이 있는 미국의 상호 호혜적 진출은 해당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는 미국이 중요시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앨라바마와 조지아 공장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하여 3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삼성전자가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약 170억 달러를 투자해 3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가 교역 확대와 시장 접근성 향상, 투자‧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정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에 의해 한미‧ FTA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기가 시작됐다.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지만 한‧미 FTA의 호혜성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바란다"며 "미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만, 한‧미 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양국에게 도움이 되는 한‧미 FTA를 굳건히 지키면서,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건실하고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하듯 韓에 투자해 달라"

문 대통령은 "누구나 투자 결정을 할 때 건실한 기업인지,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위험요인은 없는지, 무엇보다 투명하고, 신뢰할만한 기업인지를 꼼꼼히 살펴본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소개하며 투자를 재차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직후 국내총생산(GDP) 13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이던 우리나라가 GDP 1조 4천억 달러로 천배 넘게 성장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눈 앞에 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우리 경제의 체질이 더 건실해지고 금융‧재정 여력은 더 확충됐다는 점을 소개했고, 우리나라의 GDP대비 국가채무는 38%로 OECD 국가 중 가장 건전한 수준이고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국가신용등급 더블에이(AA)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닥치면 더욱 강해지는 국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2000년대 이후 고용없는 성장, 저성장이 고착화 됐지만 새 정부의 '사람 중심 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것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자리‧소득 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가지 경제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재차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금융계 핵심 리더들과 사전환담(Business Roundtable)을 가진 뒤, 현지 금융·기업인들 200여명이 참석한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Dialogue with President Moon)'로 진행됐다.

사전환담에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과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핵심 리더 8명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참석했다.

사전환담에 이어 진행된 '경제인과의 대화'에는 Bank of America, UBS, Credit Suisse 등 투자 은행, 스타우드 캐피털, 브룩필드 등 자산운용사, Cs, NBC, 포브스 등 언론사를 비롯한 각계 CEO 등 고위급 인사 100여 명을 포함해 총 200여 명의 금융·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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