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신인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K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에 입단해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덕분에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신인이지만 전북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였던 그는 대표팀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단 두 경기 만에 한국 축구의 수비를 책임질 선수라는 듣기 좋은 평가까지 들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올 시즌 어쩌면 자신과 소속팀에 가장 중요했던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로 고개를 떨궜다.
김민재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에서 전반 40분 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프로 데뷔 첫 시즌에 처음 경험하는 퇴장이다. 전반 22분 상대 선수와 공을 쫓다 충돌해 경고를 받았던 김민재는 전반 40분 상대 선수의 얼굴을 향해 높이 발을 드는 위험한 동작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퇴장 판정을 거스를 수 없었다.
김민재의 첫 번째 경고는 다소 억울할 만했다. 먼저 공을 지키고 선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달려들어 발생한 충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경고는 오롯이 김민재의 과욕이 부른 결과였다. 경기 중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 김민재 본인의 분명한 실수다.
결국 김민재는 너무나 이른 시간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전북은 예상 못 한 김민재의 퇴장에 무섭게 흔들렸다. 최강희 감독은 곧장 장윤호를 빼고 수비수 이재성을 투입해 수비 숫자를 채운 뒤 후반에 이동국과 김신욱을 차례로 넣어 승리를 노렸다.
하지만 제아무리 전북이라고 할지라도 1명이 더 많은 상주의 기세를 꺾을 수 없었다. 특히 후반에 투입된 주민규, 상주 선수단에서 체력이 가장 좋은 김호남이 차례로 골을 넣으며 전북을 상대로 창단 첫 승리의 영광을 맛봤다.
전북에 이 패배는 조금 더 일찍 상위 스플릿은 물론, 우승 경쟁에서도 앞설 기회를 허무하게 놓쳐버린 결과가 됐다. 3연승에 제동이 걸렸고,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는 3점으로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이 경기는 최강희 감독의 리그 통산 200번째 승리가 유력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김민재의 퇴장으로 모든 계획이 깨져버렸다. 지난 6개월 넘게 앞만 보고 달렸던 김민재에게 이번 퇴장은 더 힘을 내 달릴 수 있는 쉼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