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권혁률 선임기자
■ 이학준 교수(풀러신학교 기독교윤리학과장)
아시아계 최초로 풀러신학교 석좌교수 취임
권혁률> 교수님 반갑습니다.
이학준> 네 반갑습니다.
권혁률> 교수님께서 아시아계로서는 최초로 풀러신학교 석좌교수가 되셨다고요?
이학준> 예. 작년 2월에 루이스 스미드 석좌교수로서 저희 이사장님과 총장님 그리고 동료교수들과 함께 성대한 취임식을 올렸습니다. 제 개인으로는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받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혁률> 성경공부 교재를 개발해서 보급하고 계시죠?
이학준> 예. 그렇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2007년부터 'G2G'라고, 그러니까 Generation to Generation', 우리세대에서 다음세대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미국 2세들이 대학교 갈 때 신앙을 많이 버리는 것에 대해서 조금 관심을 갖고 교재를 만들어서 지금 미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고요.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한국형에 맞게 같은 방법으로 교재로 개발해서 지금 보급하고 있습니다.
권혁률> 전공이 기독교 교육이 아니고 기독교 윤리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해서 청소년 성경공부 교재에 관심을 가지시게 되셨습니까?
이학준> 예. 지금 오늘 우리가 사는 시대가 윤리 상실, 또는 윤리의 위기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최근에 '최순실 게이트' 또 미국의 경우 2008년 경제 대란, 그러니까 지식이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하는데 사람들의 윤리의식과 공동체의식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죠. 그것이 바로 아이들이 어릴 때 또 청소년기에 형성되어지는 성품, 인성, 신앙교육과 관계가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기독교 교육의 바탕이 없는 기독교 윤리라고 하는 것은 이론에 끝나기 쉽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문이 서로 협조해야 된다고 보고요. 또 제가 하는 연구소는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학자들이 힘을 합하는데 그 중에 기독교 교육 전문가들이 저와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학교, 청소년 성.흡연 등 정면으로 다뤄야
권혁률> 교재가 기존 교회학교 교재와 다른 것이 교회에서 다루지 않는, 언급하지 않는 그런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이학준> 지금 현재 우리 한국교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예를 들면, 흡연, 성문제, 그리고 야동, 야한 동영상이 심각한 문제죠. 그런데 교회는 이런 문제들을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기피하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기피하는 문제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청소년들은 어떻게 되냐면 이런 중요한 청소년들의 어떤 인격 성숙에 관계되는 문제들을 교회의 가르침을 받기 보다는 인터넷과 친구들의 세속 문화의 영향을 바로 받기 때문에 교회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의 고민의 문제를 거르지 않고 또 우리 성도들이 보면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한 이야기까지 적나라하게 인간의 현실을 이야기 해주듯이 저는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이런 여러 가지 중독이라든지 또 이성과의 관계, 부모의 이혼, 이런 문제들을 과감하게 교회 안에서 진솔하게 다룰 수 있도록 이 교재가 열어주고 있습니다.
유교적.율법적 교회교육 벗어나야
권혁률> 그러니까 교회에서 안 다룬다고 해서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니까 어차피 있는 문제면 교회에서 신앙적으로 다루자.
이학준> 예. 그리고 더더욱이 우리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문제들에 대한 신앙적 접근이 있을 때 오히려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또 기독교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권혁률> 교재 이야기를 했습니다만은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교회학교가 실제로 상당한 위기에 처해있다,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될까요?
이학준>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 아이들 교육을 어른들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면 절대로 안됩니다. 그러니까 헌금내고 교회 봉사하고 힘을 실어주는 어른들 중심으로의 사역은 결국 미래가 없는 사역이죠. 그 다음에 아이들 사역을 위해서는 이제 옛날처럼 그런 어떤 유교, 율법주의식 방법은 아이들에게 먹히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화적 현상들, 특별히 인터넷 문화, 이런 부분들을 조금 깊이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을 짜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전문가들도 많이 필요하고요.
한국교회, 젊은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권혁률> 교수님께선 <한국교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책도 내셨는데 한국교회 지켜보시기에 어떤 것을 바꿔야 됩니까?
이학준> 제가 생각할 때는 현재 정체성의 위기 그러니까 신앙 본질의 문제죠. 그 다음에 적합성의 위기, 소통의 위기, 두 가지를 다 겪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70년대, 80년대 통했던 방식들로는 안되고요. 제가 볼 때는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가서 정말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그런 복음이 무엇인가, 이것을 교회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 속의 여러 목소리, 특별히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혁률> 지금 풀러신학교에서 기독교윤리 학과장을 맞고 계시지 않습니까? 전공 관련한 질문을 잠시 드리겠는데요. 동성애 문제, 요즘 한국교회 안에서 아주 뜨겁습니다. 그래서 아주 격하게 대처를 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너무 격한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하고 또 초기에 확실하게 대응을 해야 동성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런 지적도 하는데요. 기독교윤리를 전공하신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고 또 미국교회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회가 먼저 도덕적 권위 회복해야
이학준> 예. 참 오늘 세계화시대에서 일어나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경에 창세기 1장에 하나님이 창조 질서를 세우신 그 원리가 결혼의 정의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교회가 이런 사람들의 민감한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먼저 중요한 것은 교회가 사회 안에서 갖는 도덕적 권위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에 보면 유럽과 달리 기독교 인구가 제일 많았었습니다. 그리고 동성애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훨씬 높았었습니다. 그런데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들어갈 때 백인 보수 기독교인들의 77%가 그 전쟁을 찬성했습니다. 그 후에 미국의 복음주의는 도덕적 권위를 잃기 시작했죠.
그 다음에 목회자들의 성적인 문제, 이러한 위선적인 모습을 보면서 기독교인들의 목소리에 젊은이나 사회가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됐죠. 그 문제를 오늘 우리가 한국 상황에서 바라보면 교회는 어떤 정치권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부를 가지고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교회의 사회에 대한 목소리는 도덕적 권위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대책, 사랑과 평화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그래서 도덕적 권위를 먼저 회복한 뒤에 이런 문제들을 접근하고 그 다음에 접근을 하더라도 기독교인의 본질, 즉 무엇이냐면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신 그 이야기는 모든 의견에 동의하라는 뜻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깐 폭력적이고 지나친 혐오라든지 이런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제삼자들에게 기독교 위상이 상실될까봐 그 점들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권혁률> 지혜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고 여론의 호응을 얻으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학준> 그렇죠. 똑같이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더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선의 반대,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그리고 또 다른 같은 의견을 가진 종교나 그룹들하고 연대를 해야죠. 왜냐하면 이것은 기독교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권혁률> 기독교윤리학자로서 한국교회를 바라보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조언을 조금 해주시죠.
이학준> 한국교회 안에서 또 한국교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애쓰시는 여러분들이 여기저기에 많은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요. 저는 어디까지나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감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은 한국의 복음이 처음 전해 들어왔을 때에 그런 어떤 민족을 사랑하고 또 하나님 안에서 우리 민족에게 어떤 복리와 공익을 가져올 것인가를 고민했던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너무 지금 사적인 이익, 개교회뿐만 아니라 기독교가 하나의 이익집단처럼 보여지는 것은 그것은 복음에 도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면에 있어서는 기독교는 하나님과의 예배를 통해서 끊임없이 친밀하게 들어가야되지만 바깥으로는 공적 영성, 공적 표현으로 이웃을 품고 섬김과 사랑의 그런 모습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봅니다.
권혁률> 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학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