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아닌 불펜행 테스트' 류현진, 가을 무대 밟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30·LA 다저스)이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서 사실상 밀렸다. 그런데 아직 경쟁 구도는 끝나지 않았다. 불펜투수로서 포스트시즌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되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 있는 LA 다저스 담당 취재기자들의 트윗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가 포스트시즌 불펜투수 합류 여부를 판단할 오디션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과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포스트시즌 불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남은 정규리그 기간은 두 선수의 불펜투수 경쟁력을 점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로버츠 감독이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구상을 마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가을야구를 겨냥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그리고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등 4선발 체제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것이 유력하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탈락은 미국 현지 언론들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류현진이 후반기 9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며 활약했지만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의 불펜투수 오디션과 관련해 '후반기에 잘했지만 경기를 지배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만약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처음부터 포스트시즌 선발 후보로 생각했다면 지난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어떻게든 5회까지는 책임지게 했을 것이다. 류현진은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팀이 1-0으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향해가고 있었지만 5회 득점권 위기에 몰리자 강판됐다.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 잔류를 위해 싸웠던 류현진 앞에 또 하나의 경쟁 구도가 놓였다. 다음 과제는 포스트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단기전에서는 시리즈가 길어져 투수가 부족할 때, 선발투수가 난타 혹은 부상 등의 이유로 조기 강판될 때 오랜 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롱릴리프가 필요하다.

다저스는 그 역할을 류현진 혹은 마에다 겐타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한된 불펜진 안에 선발투수로 더 오래 뛴 2명의 선수를 배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 로버츠 감독은 오디션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남은 정규리그 기간 두 선수에게 단순히 불펜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류현진에게는 쉽지 않은 경쟁이다. 일단 불펜 대기가 낯설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어깨와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나 올해 복귀한 류현진에게 불펜 준비 과정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게다가 다저스 선발진과 불펜에는 왼손투수가 이미 포화 상태다. 류현진은 좌완, 마에다는 우완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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