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시민상을 수상하며 "오늘 내가 받는 상에는 세계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내라는 세계인들의 격려와 응원도 담겨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을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소개한 문 대통령은 수상의 영광을 국민들에게 돌렸고, 촛불혁명을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운동으로 소개하며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수상소감 서두에 "먼저 이 상을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며 "우리 국민들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식민지에서 전쟁, 가난과 독재로 이어지는 고단한 역사를 이겨내고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모두 성공한 나라로 성장한 것을 언급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국민들의 성취가 내가 오늘 우리 국민을 대표해 세계시민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또 1960년 4.19 혁명과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항쟁을 언급하며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독재의 벽을 무너뜨린 우리 국민은 경제에서도 기적 같은 힘을 발휘했다"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의 원천을 광장의 국민들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독재정권이 빼앗았던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도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았고 대통령이 잘못할 때 탄핵할 권리도 스스로의 힘으로 보여줬다. 의회와 사법부도 국민의 뜻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전 세계 시민들에게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된 나에게는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줬다"며 "나는 이 사실이 말할 수 없이 자랑스럽고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은 여러 달에 걸쳐 1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시민행동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은, 완벽하게 평화롭고 문화적인 축제 집회로 진행됐다. 폭력이 아니라 평화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평화의 힘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대한민국의 촛불시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함께 세계시민상을 받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양성평등‧난민문제 극복노력을 말하고, 유엔 평화대사이기도 한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郞朗)의 음악을 '진정 아름다운 평화의 메시지'라고 언급하며 두 사람과 함께 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도 전했다.
세계시민상은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인사들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케리 미 국무장관(2011)과 라가르드 IMF 총재(2011),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2012), 아베 일본 총리(2016)등이 수상했었다. 한국인으로는 문 대통령이 처음 수상하게 됐다.
아틀란틱 카운슬은 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왔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반도 긴장 완화와 역내 안정에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해 이 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