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서 환자 쓰러졌는데…' 가방 뒤져 달아난 절도범

현금 훔친 뒤 피해자 휴대전화기로 119신고…피해자는 숨져

(사진=자료사진)
급성심장질환으로 쓰러져 있는 60대 남성의 가방을 뒤져 금품을 훔친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피해자가 의식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를 한 뒤 달아났는데, 피해자는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8월 13일 오전 2시 35분쯤 부산 연제구의 영업을 마친 한 상가 앞.

평상 위에 쓰러져 있는 A(64) 씨의 주변을 서성이던 김모(43) 씨가 A 씨에게 다가와 가방을 뒤진다.

가방 속에서 현금 11만 6천원을 훔친 김씨는 A 씨가 미동도 없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씨는 A 씨의 휴대전화기로 119에 신고를 한 뒤 멀찌감치 떨어져 119구급대가 도착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현장을 벗어났다.

급성심장질환으로 쓰러진 A 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이 주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A 씨는 김 씨가 범행을 하기 40분쯤 전 평상에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가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급성심장질환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범행 이후 해외 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김씨를 공항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남성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숨졌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119에 구조되면 괜찮을 줄 알고 자리를 떠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이날 외에도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산 유흥가 일대에서 잠이 든 취객을 상대로 모두 8차례에 걸쳐 7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연제경찰서는 김 씨가 A 씨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상습절도 혐의를 물어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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