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임무를 완수한다면 두 팀 가을야구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두산, LG의 '미션 임파서블'이다.
두 팀은 19일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은 롯데와 부산 사직 원정에서 8-3으로 이긴 반면 LG는 잠실 홈에서 kt에 7-15로 졌다. 두산은 1위 도약의 희망을 키웠으나 LG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들 팀의 입지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은 같은 날 KIA-SK의 광주 경기였다. 이날 KIA가 SK에 4-7로 지면서다. 두산은 1위 KIA와, LG는 5위 SK와 승차가 2.5경기가 됐다. 두산은 좁혀졌고, LG는 벌어졌다.
▲두산, 22일 KIA와 광주 대회전이 고비
일단 두산의 2.5경기가 상대적으로 덜 버겁게 다가온다.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한 두산은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KS) 직행을 노린다.
2위가 돼도 플레이오프(PO)에서 KS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3위 NC와 승차는 4.5경기로 넉넉한 편이다. '되면 좋고 안 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그래도 마음 편하게 도전할 수 있는 입장이다.
두산은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위 KIA는 꼭 10경기다. 두산은 전승을 거둬도 KIA가 7승3패를 하면 뒤집을 수 없다. KIA가 6승4패 이하의 성적을 거둬야 두산이 승률에서 앞선다. 두산이 남은 경기 6승1패, KIA가 5승5패면 순위가 바뀐다.
다만 두산은 일정의 유리함이 있다. 20일 마산 NC전 이후 모두 하루 이상 쉬고 경기를 한다. 충분히 불펜이 휴식을 취해 힘을 비축한 뒤 집중할 수 있다. 로테이션에 따라 강한 선발을 등판시킬 수도 있다. 반면 KIA는 이번 주말과 10월 1~3일 3연전이 있어 조금 더 부담이 있다.
두산으로서는 22일 KIA와 광주 원정이 승부처다. 여기서 두산이 이기면 승차 1경기를 줄일 수 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1위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LG, 치명적 kt 고춧가루에 그로기
두산에 비해 LG의 2.5경기는 무겁게 다가온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다 잔여 경기에 대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라면 분명히 순위 싸움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3일 롯데와 잠실 경기를 앞둔 시점이었다. 그리고 LG는 강적 롯데를 3-1로 잡아내면서 일단 기세를 올렸다. 당시 SK에 0.5경기로 따라붙은 때였다.
하지만 이후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반등의 기세가 완전히 꺾여버렸다. 무엇보다 승수를 쌓아야 할 최하위 kt와 대결에서 너무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10승2패로 절대 우세였던 kt에 내리 3연패를 안았다.
SK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LG는 11경기에서 10승을 해야 승률에서 간신히 앞선다. SK가 3승1패면 LG는 최소 9승을 거둬야 뒤집는다. SK의 2승2패면 LG는 8승 이상을 해야 한다. 분위기가 좋다면 해볼 만하지만 지금처럼 강점이던 불펜이 무너진 상황이라면 불가능한 임무다.
두산과 LG는 20일 각각 마이클 보우덴과 김대현을 선발로 세워 NC와 한화전을 치른다. 여기서 반드시 이기고 SK-KIA의 광주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두산은 SK가, LG는 KIA가 이기길 바라야 하는 얄궂은 운명이다. 과연 두 팀의 미션 임파서블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