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11시쯤, A(29) 씨는 지인들과 대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을 찾았다.
1955버거를 시킨 A 씨는 몇 입 베어 물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평소보다 더 물컹한 질감이 들어 햄버거 속을 들여다보니 시뻘건 색깔의 패티가 들어 있었던 것.
A 씨는 "너무 빨개서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정말 이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A 씨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패티가 덜 익은 원인을 물었고 아르바이트생은 상급자에게 확인해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몇 분 뒤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혹시 아프면 진단서 가져오시래요. 점장님은 감기에 걸려 통화가 힘들 것 같다고 하시네요. 제가 대신 죄송합니다"
A 씨는 "햄버거가 덜 익은 줄도 모르고 다 먹은 후에 아프면 문제 제기를 하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후 A 씨는 기계 관리 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맥도날드 본사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제서야 해당 매장의 점장이 A 씨에게 연락을 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점장이 보상으로 햄버거 쿠폰을 주겠단 말에 A 씨는 또 한 번 실망을 금치 못했다.
A 씨는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했다. 또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법을 듣고 싶었을 뿐이다. 쿠폰을 준다고 하지만 익지도 않은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봤는데 앞으로 그 햄버거가 다시 먹고 싶겠냐"고 말했다.
A 씨는 또 "진상 고객처럼 보이기 싫어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잘못을 회피하는 태도에 더욱 화가 났다. '이만하면 됐지 왜 그러냐'는 수준으로 말하던데 패티가 덜 익어 발생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맥도날드는 맥도날드에서 판매한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유아 부모에게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 맥도날드가 본사 직원과 가맹점주 등을 모아 '식품안전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식품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해당 노력이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매장 측은 A 씨에게 패티가 덜 익은 원인은 일시적 문제로 보일 뿐 기계에는 결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A 씨가 본사가 문제 개선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해당 매장이 가맹점이기 때문에 본사는 조언만 해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맥도날드 측은 "해당 매장은 가맹 매장"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해당 매장에서는 사안을 인지한 즉시 고객께 사과를 드리고 환불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