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회→ 강행→ 철회' 잇따른 번복에 학부모 '부글부글'
한유총 지도부가 17일 집단휴업 철회방침을 재차 밝히면서 '18일 집단휴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주말사이 한유총 지도부와 내부 강경파인 투쟁위원회가 파열음을 내면서 학부모들은 주말내내 '휴업'과 '정상수업'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타야했다.
한유총은 사흘 새에만 '집단휴업→철회→휴업강행→다시 철회'로 입장을 번복했다. 냉온탕을 오고간 '집단휴업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학부모들이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사립유치원생 부모 김모(31·여) 씨는 "지난 금요일에 '수업을 안 한다'고 연락이 와 친정어머니께 아이를 부탁했었다"며 "그러다 정상수업을 한다고 다시 연락이 와서 아이를 안 맡겨도 될 듯하다"고 밝혔다.
여의도동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직접 휴대전화를 꺼내 보이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해당 유치원은 16일 '휴업 안내문자'에 이어 바로 다음날인 17일에는 '정상수업을 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특히나 취재진이 만난 맞벌이 부부들은 한유총의 계속된 입장번복에 극도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지도부가 재차 휴업철회 입장을 밝혔음에도 학부모들은 실제 가봐야 알 것 같다는 반응을 비쳤다.
서울 동작구의 한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등원시키는 강모(37) 씨 부부는 "(수업을)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저희 부부는 맞벌이라 아내가 휴가를 냈었지만 지금은 취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된 한유총의 입장번복에 대해선 "계속 입장이 바뀌니 지금도 '휴가를 다시 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맞벌인데다 (부모님 댁이 멀어) 맡길 수도 없는 사람들은 회사에 연차를 내야하는데 눈치가 보이지 않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명분없는 휴업 이해 안 가"… 의구심 품는 학부모들
사립유치원 학부모 최모(29) 씨는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도 '원장 사익을 위해서 하는 휴업'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유치원 선생님조차 '휴업하기 싫은데 원장님이 참여해 쉴 수밖에 없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립유치원 별로 원생이 내는 비용은 천차만별인데 국고지원금 22만 원에 대해서만 차별이라 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공립유치원 증설은 당초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는데 이제 와서 반발하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만난 강 씨 부부는 "당초 국공립 유치원을 늘린다는 것은 대통령의 당선공약이었고 그것을 실천하겠다는데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을 늘려 달라 요구하면 당연히 감사를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며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이며 실제로 정말 잘 관리했는지, 아이들 교육에 쓰였는지 봐야하는데 감사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립유치원 휴업에 대한 비판과 반발은 인터넷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각종 맘카페(학부모들 인터넷 모임)에서는 '아이들 가지고 장사하는 것 밖에 더 되겠냐', '피해는 아이와 부모의 몫'이라는 등 불만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