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을 미 연준의 자산축소, 시장에 어떤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보유자산 축소 스케쥴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자체를 한번도 경험하지 않아 파장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은 연준이 이 번 FOMC 회의에서 자산축소 시점을 12월 말이나 내년 1월로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한다는 것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것으로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미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2014년 10월까지 3조 7천억 달러를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돈을 찍어 기업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 유동채권(MBS)을 대량 사들이는 것으로 양적완화에 따라 연준 자산은 8천억 달러에서 4조 5천억 달러로 늘어났다.


자산축소는 시중에 풀린 3조 7천억 달러를 회수하는 조치다. 개시 시점에 월 100억 달러(국채 60억 달러와 모기지채권 40억 달러)부터 시작해 다음 분기에는 200억 달러, 1년이 지난 시점에는 500억 달러 등 점차 규모를 늘리는 방식이다.

다만 미 연준은 자산을 언제, 어느 정도까지 축소할 지는 이 번에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하면 미국 장기채권의 가격이 하락(금리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연준의 자산축소가 이미 예고됐었고, 속도를 천천히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칠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분기 3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축소를 넘어 500억 달러 축소계획을 발표하거나 하면 충격을 받겠지만 물가나 임금상승률 등 통화정책 지표들이 미 연준 예상치를 밑돌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도 7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에 비춰 자산축소 이후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9년전 미 연준의 양적완화가 사상 처음 단행됐듯이 자산축소도 경험해보지 못한 조치이기 때문에 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에도 버냉키 당시 미 연준의장이 채권 매입 축소를 시사했을 때 미국의 10년물 장기국채가 금리가 1%p 가까이 폭등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쳤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연준이 조심스럽게 해서 별 영향이 없을거라는게 시장의 중심적 전망이긴 하지만 자산축소라는 것을 역사적으로 처음하는 거라 해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미국의 MBS(모기지채권)는 가계가 돈을 빌리는 기준금리로 금리가 올라가면 실질적으로 가계가 대출하거나 상환할 때 부담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달러가 강세로 방향을 바꿀 우려는 있다"면서도 "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올라갈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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