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부문 개인 타이틀도 절반 이상이 KIA 선수들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역대 최초 9번 타자 타격왕을 노리는 김선빈과 타점왕 2연패와 첫 출루율 타이틀에 도전하는 4번 타자 최형우, 효자 외인 득점왕 후보 로저 버나디나 등이다.
김선빈의 타격왕과 최형우의 출루율 타이틀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선빈은 14일까지 타율 3할8푼으로 1위를 달린다. 2위(.365) 박건우(두산), 3위(.356) 최형우와 격차가 상당하다. 전반기 타율 3할8푼을 찍은 김선빈은 후반기도 3할7푼9리로 꾸준하다.
최형우도 첫 출루율왕이 가시권에 들었다. 4할6푼2리의 최형우는 2위(.436) 최정(SK)과 3위(.430) 김재환(두산)과 차이가 제법 크다. 이 부문 터줏대감 김태균(한화)이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최형우가 타이틀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최형우의 타점왕과 버나디나의 득점왕은 장담하기 쉽지 않다. 강력한 경쟁자들을 만났다. 후반기 거침없는 상승세를 달리는 다린 러프(삼성)와 손아섭(롯데)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형우와 버나디나는 14일 롯데와 부산 원정에서 팀 타선이 폭발해 11-2로 이겼지만 각각 타점과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 러프는 올해 첫 KBO 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퇴출설까지 돌았다. 4월까지 타율이 1할5푼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완벽 적응하며 사자 군단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7월만 타율 2할8푼2리에 그쳤을 뿐 5, 6, 8월 3할 이상 타율과 월간 20~30개 이상 타점을 쌓았다.
특히 후반기 성적은 놀랍다. 러프는 전반기 78경기 타율 2할9푼4리 16홈런 68타점을 기록한 가운데 후반기 46경기는 타율 3할4푼8리 13홈런 50타점이다. 경기당 1타점 이상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4할1푼9리 5홈런 20타점이다. 경기당 2타점이다.
이에 비해 최형우의 후반기는 살짝 주춤하다. 전반기 84경기 타율 3할7푼4리 22홈런 81타점이었던 최형우는 후반기 44경기 타율 3할2푼3리 4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아무래도 전반기보다는 페이스가 떨어진 상황이다. 최형우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장타율 타이틀도 노려볼 만했지만 현재는 6할1푼4리로 7할9리의 최정, 6할7푼9리의 윌린 로사리오(한화)에 밀린다.
전반기 버니디나는 82경기 79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1개 꼴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44경기에서는 32득점으로 조금 떨어졌다. 버나디나의 타율은 전반기 3할1푼4리에서 후반기 3할3푼9리로 올랐다. 타점도 전반기 64개, 후반기 38개로 페이스가 좋아졌다. 득점만 살짝 떨어진 셈이다.
반면 손아섭의 후반기 득점 행진은 거세다. 전반기 86경기 63득점이던 손아섭은 후반기 49경기 47득점이다. 타율도 3할3푼8리에서 3할4푼5리로 높아진 데다 테이블 세터로 나서면 최준석, 이대호, 강민호 등 중심 타선이 자주 홈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와 맞물려 손아섭의 득점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손아섭은 2012, 2013년 안타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득점 타이틀은 없었다. 2013년(83득점)과 지난해(118득점) 2위에 오른 게 최고였다. 후반기 승률 1위를 다투는 롯데의 페이스라면 타이틀 목록에 득점도 추가할 만하다.
다만 최형우와 버나디나는 경쟁자들보다 남은 경기가 많다는 이점이 있다. KIA는 14경기를 남겨놔 삼성(10경기), 롯데(9경기)보다 4~5경기를 더 치른다. 과연 최형우와 버나디나가 타점, 득점 1위를 수성할 수 있을까. 이들이 타이틀을 따낸다는 것은 KIA가 정규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는 걸 의미한다. 이들이 역대 타이거즈 최강 타선의 정점을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