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은 14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연합뉴스 등 한국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대표팀 부임설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축구협회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고 전제한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제호 히딩크 재단 사무총장이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에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힌 것에서 한 발 물러난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지금으로써는 감독은 어렵고 자문을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여전한 불씨를 남겼다.
동시에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서 무섭게 커지는 자신을 향한 맹목적인 기대감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여러 여건으로 봐서 감독으로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축구협회의 발표는 신태용 감독 체제를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유지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히딩크 감독의 의사를 존중해 기술고문 등의 역할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축구협회는 대다수의 축구팬이 원하는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 여론과는 분명 다른 노선을 택했다. 여전히 신태용 감독의 자리는 '가시방석'이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여전히 일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본인이 직접 밝혔다는 결과를 얻었다. 축구협회는 그런 그에게 감독이 아닌 기술고문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제 남은 것은 양측의 이견조율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한국 축구의 가장 큰 이슈가 됐던 히딩크 감독의 축구대표팀 부임 논란이 당사자인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 이후 또 다른 숙제를 안겼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국내에 히딩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부임 의사를 밝혔던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과 어떠한 요청도 받은 적 없다는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의 진실공방이다.
한쪽은 제안했다고 했고, 또 다른 쪽은 그런 제안을 받은 적 없다고 팽팽하게 날을 세웠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 논란은 이제 막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